순대국밥과 연잎차
Posted 2020. 10.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주초에 청주 사는 처제네서 작은 화초 몇 개를 분양 받아 왔는데, 점심으로 근처 순대국집에서 국과 순대를 사 와서 차려 주었다. 순대로 유명한 천안 병천과 가까와서인지, 순대 구성이며 맛이 아주 좋았다. 밥 말아 먹기 좋으라고 일부러 키 작고 넓적한 질그릇 같은 뚝배기에 담아 주었는데, 받는 순간 왠지 각설이가 대접 받는 느낌이 든다고 농을 던지는 바람에 서로 한바탕 웃었다.
유쾌한 웃음 만큼이나 맛도 좋았는데, 요즘은 그저 그런 순대국도 8천원인데 비해 7천원이라는 가격도 착해 더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2km 밖에 안 떨어진 데 있다고 해서 올 때 들려서 순대와 국을 좀 사 오고 싶었지만, 박스에 담아가는 화초들 옮겨 놓을 생각에 급한 아내가 다음에 가자고 해서 그냥 온 게 조금 아쉽다.
순대국엔 커피도 좋지만, 연잎차가 나왔다. 은은하고 정갈한 연잎 향이 코와 입 안을 동시에 충족시켰다. 오래 전에 연잎차가 한 통 생겼을 땐 이렇다 흥미를 못 느꼈는데, 식물 정원을 연상시키는 베란다 안팎에 그득한 화초들을 바라보면서 이어지는 자매의 식물 대화 또는 수다와 함께 썩 잘 어울리는 차였다. 결국 커피까지 마신 다음에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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