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잘려도 단풍은 피운다
Posted 2021. 10.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단풍 소식이 슬슬 들려오지만, 동네산들은 얼추 한 달은 더 있어야 한다. 게다가 단풍철이 되어도 붉은색보다는 노란색, 갈색이 많아 단풍에 취하기는 쉽지 않다. 단풍 구경을 하려면 다른 동네 높은 산들을 찾아가거나, 단풍 명소로 알려진 다른 장소를 찾는 게 낫다.
그래도 가을이 왔는지, 동네산 초입에 있는 부러지고 꺾여 두세 줄기만 남은 나무에서 제법 고운 단풍을 볼 수 있었다. 벚나무처럼 나무 줄기에서 삐죽 새로 올라온 새 순이 맺은 잎 십여 개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가만히 보니, 다른 줄기 윗쪽에서도 단풍잎을 맺고 있었다. 제대로 잘 자랐다면 이런 위치에서 이렇게 뜻밖의 단풍을 볼 일은 없었을 것이다. 온전한 나무들이 받지 못하는 주목을 받았으니 이 또한 전화위복인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