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준비
Posted 2022. 12.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11월 마지막날에 김장(11/29/20)을 했다. 미리 주문한 절인 배추가 그날 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수요일이라 이웃 단지에 수요장이 서서 생새우와 생굴, 마늘과 무 등을 사 왔는데, 올해는 마늘을 까고 무채를 써는 일 그리고 각종 설거지가 내 담당이다.
마늘 까는 일은 쪽을 낸 다음에 칼로 꼭지를 살짝 베어내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했는데, 대체로 지루했지만 문득 이런 게 조금씩 성화되는(sanctified)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루하지만 꾸준히 하지 않으면 매끈한 깐마늘은 나오지 않았다. 깐마늘을 사면 편하지 않냐고 했지만, 그러면 맛이 없다나.
보통 때 먹는 것보다 조금 작고 오동통한 김장무를 아내가 씻어 놓으면 강판에 갈아 무채를 만드는데, 마늘 까는 것보다 훨씬 속도가 나서 신이 난다. 꼬다리 부분은 남겨서 석박지 할 때 넣는다고 한다. 마침 그날부터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 걸 보면, 어김없이 김장철이 온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