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육아
Posted 2023. 7.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한 달 전에 처형이 다녀가면서 동네에서 얻은 상추 한 무더기를 건네주셔서 몇 끼에 걸쳐 잘 먹었다. 처형은 상추만 아니라 다른 것도 하나 가져왔는데, 상추를 씻던 아내가 상추 사이에 있던 달팽이를 발견하고 베란다 큰 화분에 옮겨 놓았다. 졸지에 새 식구가 생긴 것이다.
그 다음날부터 아내와 g는 아침에 일어나면 베란다로 달려가 새 식구의 존재를 확인하는 게 하루 일과의 시작이 됐다. 화초 가지 사이에 매달려 있다가 화분으로 기어가 붙어 있기도 하는 달팽이와 하는 숨바꼭질이 재밌는 모양이다. 급기야 g는 사과를 얇게 썰어 양배추 위에 놓고 먹이로 주기도 했는데, 맛이 있는지 곧잘 받아 먹는다.
이쯤 되면, 막내 육아가 따로 없는 것 같다. 둘은 진작부터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하지만, 내 알레르기성 비염 탓에 이루지 못하고 있던 꿈을 이 아이에게 온통 투사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도 가끔 슬쩍 가서 녀석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이제 자기 집이라 여기는지 천연덕스럽게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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