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ington Story 13 - How we got here
Posted 2013. 1. 2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웰링턴 테 파파(Te Papa) 국립박물관과 시빅 센터 가까이 있는 워터프론트에서 시립미술관과 도서관 가는 길에 놓인 다리와 광장에 흥미로운 문양과 형상의 조형물과 장대들이 눈길을 끌었다. 뉴질랜드의 저명한 마오리(Maori) 아티스트인 패라 매치트(Para Matchitt, 1933- )의 1993년 작품들로 바다와 도시 사이에 놓인 다리의 의미를 들려주는 조형물들이 걸어가면서 볼 수 있도록 설치돼 있었다. 한 곳을 향하도록 배열한 보도 블럭들부터 문양과 컬러가 예사롭지 않은데..
마치 피라미드 같은 공간을 가로질러 통과하는 듯한 의미도 느낄 수 있고, 조금 더 가면 해와 별, 달 같은 하늘에 떠 있는 것들을 상징하는 여러 문양이 끝이나 중간에 달려 있는 장대 여섯 개도 볼 수 있는데, 마오리 말로 아오테아로아(Aotearoa) - 길고 흰 구름의 나라 - 로 불리는 뉴질랜드에 원주민들이 어떻게 오게 되었나(How we got here)를 짐작하게 하는 재미 있는 작품이었다.
도시 한복판에 있는 광장의 다리에 고래와 새 형상이 함께 있는 게 특이했는데, 하늘과 바다가 함께 어울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동화적 상상력에서 출발해 창의적으로 만들어낸 이런 친근한 조형물들이 실상은 그곳에 사는 이들은 물론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도 이 도시에 대한 깊은 인상을 갖게 만드는 것 같았다.
장대 위에 세워놓은 입을 쩍 벌린 커다란 대가리와 뼈를 드러낸 생선은 마치 어린이가 그린 것 같은 느낌을 주었는데, 이걸 바라보며 걷는 이마다 바다의 위압감보다는 친근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내가 보고 느낀 웰링턴은 그런 매력적인 도시였다.
당신은 우연히 이곳에 살게 된 게 아닐 거에요. 단순히 보거나 대충 묘사하는 데 그치지 말고 뭔가 하거나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할 거에요. 여기는 행동의 도시이고, 동사의 세계본부니까요. 동사의 세계본부(The world headquarters of the verb)? 직역하니 어색하고 적당한 의역은 떠오르지 않는데, 어쨌든 그만큼 웰링턴이란 도시의 역동성을 묘사한 게 아닐까 싶다. 뉴질랜드의 여류 시인이자 작가였던 로리스 에드몬드(Lauris Edmond, 1924-2000)의 말이 새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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