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토루아 농장 정원
Posted 2013. 1. 1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뉴질랜드 코스타가 끝나면 강사들의 1박 2일 여행이 이어지는데, 대회가 열렸던 해밀턴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유황 온천 지대에 농장 투어를 할 수 있고, 마오리 민속촌이 있는 유명 관광지 로토루아가 단골 여행지. 한국인 권사님이 운영하는 농장 Rotorua Country Lodge는 넓은 목장을 이웃한 아늑하고 한적한 공간이었다.
새벽녘까지 긴긴 대화의 꽃을 피우다가 야권 후보가 단일화 됐다는 문자를 받고 다시 비교적 젊은 강사 서넛은 선 채로 한 시간여 정담(政談)을 나눈다. 피로를 씻어주는 단잠을 자고 - 어떤 땐 많이 자도 피곤한데 두어 시간만 눈을 붙여도 개운할 때가 있다 - 7시부터 한 시간 정도 농장을 산책했다.
자연이 워낙 좋은 나라다 보니 별로 손을 대지 않아도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을 선사한다. 뉴질랜드 농장이나 목장의 키 큰 나무들은 처음엔 섬 나라 특유의 불어닥치는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방풍 목적으로 심은 나무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좋은 풍경을 이루는 기초가 된 것 같다.
나무들만 있으면 자칫 심심했을 공간에 작은 연못과 꽃나무 몇 그루가 포인트를 이루었다. 나무의 생김새를 보여주고 싶었는지, 아니면 한두 그루 정도는 색다른 풍경을 만들고 싶었는지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한 나무 줄기에 새 가지가 생기면서 잎을 내 새로운 구경거리가 됐다.
둥걸만 남은 나무 위로도 작은 생명이 피어나고 있었다. 원래는 저기 앉아 구경을 하라고 나무를 자른 것 같은데, 식물의 왕성한 생명력은 자리를 가리거나 망설이는 법이 없다. 껍질이 두텁고 촘촘한 가장자리를 빼고 영양분이 남아 있었던 중심 부분에서 풀이 자라기 시작했는데, 죽지 않고 잘 자라면 나무 위를 풍성하게 덮어 아래는 나무, 위는 풀인 재밌는 형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정원만 있어도 아름다웠을 농장 바로 옆엔 넓은 목장이 바로 이웃해 동식물을 한번에 보는 호사를 누리게 했다. 여러 동물이 넓은 초원 위에서 제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풀을 뜯거나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 나절 저 멀리 보이는 소들이 이동하다가 우리가 머문 목장에 물을 공급하는 150m 지하에서 뽑아내는 암반수 밸브를 건드리는 바람에 밤과 아침까지 물 사용을 못하게 만드는 해프닝이 있었다. 샤워는 물론 큰일도 못 보게 만드는 난감한 상황이 전개됐는데, 농장에 왔으니 도시 풍습을 잠시 내려놓고 자신들처럼 자연을 즐기라는^^ 소들의 깜짝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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