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먹고 한 살 더
Posted 2013. 1.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새해를 맞아 오래 벼르던 만두를 해 먹었다. g가 돌아와서 집안에 어머니-로즈마리-g의 여인 3대가 함께하는 바람에 내가 할 일은 수저 놓고, 사진 찍고, 열심히 먹어주고, 설거지하는 일로 자동 정리됐다.^^ 로즈마리가 준비한 만두속이 제법 푸짐하다. 당면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더니 넣어 더 푸짐해진 것 같다.
흐음~ 여인 3대가 만두 빚는 풍경도 볼만 했다. 어머니는 같이 하시고 싶은 마음은 앞서지만 손끝으로 눌러주는 마무리가 아무래도 예전만 못하셨다. 나 어릴 적엔 한 번 하시면 백 개는 기본이고 어떤 땐 2백 개도 혼자 만드셨는데, 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었다. 아무래도 주부 9단 로즈마리가 빚은 게 야무지기도 하고 단정하기도 해서 사진 찍기가 수월했다.
끓는 물에 하나씩 넣은 다음 둥둥 뜨는 녀석들을 건져내 큰 접시에 담아 내면 되는 가정식 물만두와 새우 구이에 굴이 곁들여진 새해 첫 저녁상이 차려졌다. 블로그 사진을 어찌 그리 못 찍느냐는 타박을 g에게서 들었다. 내 식대로 찍는데, 지가 안타깝다나. 지지 않고 한 마디 해 주었다: 사진까지 좋으면 독자들에게 인간미가 없어 보여 안 되거든~^^
집표 물만두는 한 입에 넣기엔 커서 반으로 잘라 두 번에 나눠 먹는데, 속이 알차고 든든해도 폭풍 같은 흡입 속도를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다. 스무 개를 먹으려다가 열다섯 개쯤에서 젓가락을 놓았다. 스무 개쯤 남은 건 냉동실에 두었다가 며칠 있다 한 번 더 해 먹으면 된다. 순두부 양념장을 사다가 뚝배기 해 먹어도 좋을 것이다. 점심 떡국에 저녁 만두까지, 한 살 제대로 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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