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보세요
Posted 2013. 9.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8월에 천안 독립기념관 옆에 있는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 하루 갔다올 일이 있었는데,
막바지 휴가철 토요일에 움직이는 거라 차가 밀릴 수도 있어 새벽에 부지런히 움직였더니
아침산책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한 시간 정도로 갔다올 순
없어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조금 무더웠지만 호젓한 시간을 보냈다.
청소년들이 주로 오는 곳이어서인지 산책로 안내판 중 하나엔 20여종의 야생 동물
이름을 영어로 병기하고, 발자국 모양을 나무에 새기고 cm가 표시된 자도 옆에 그려놓아
형태와 크기를 구분하게 해 주었다. 개구리에서 청설모, 멧돼지에서 반달가슴곰까지
다양한 동물들의 발 모양을 새겨 놓아 흥미로웠다.
비슷한 것도 있고, 확연히 구분되는 것들도 있었는데, 서울에서 자란 나는 하나도
모르지만, 일찍부터 이런 교육을 받고 자연을 누리면서 친해지는 환경을 만나는 것도
참 좋겠다 싶었다. 이왕이면 산길에서 더 자주 보게 되는 나뭇잎들도 이런 안내판을 만들어
놓으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그건 안 보였다.
이 산책탐방로의 방향지시 안내팻말엔 유난히 천천히 관찰로를 따라 가라는 말이
자주 보였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뭔가를 보려면 급히 지나가선
안 되고 천천히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실용적인 이유 말고도 천천히 걸으면서 둘러봐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팻말에는 작은 글자로 우리는 방문자이며, 이 숲의 주인은 풀과
나무와 작은 곤충과 동물들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내용이 새겨 있었다. 남의 집이나 땅을
방문하면서 내맘대로 아무렇게나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고, 적절한 매너와 에티켓이
필요한데, 그건 다름 아닌 천천히 다니는 것이었다.
평소 비교적 천천히 다니는 스타일이라 산길이나 산책탐방로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크게 저촉되진 않았지만, 팻말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상쾌해졌다. 앞으로도 괜히
번잡하게 서두르지 않고 가능한 한 천천히 다닐 것이며, 천천히 다니다가 필요할 땐 정중동
(靜中動) 할수만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막바지 휴가철 토요일에 움직이는 거라 차가 밀릴 수도 있어 새벽에 부지런히 움직였더니
아침산책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지만, 한 시간 정도로 갔다올 순
없어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조금 무더웠지만 호젓한 시간을 보냈다.
청소년들이 주로 오는 곳이어서인지 산책로 안내판 중 하나엔 20여종의 야생 동물
이름을 영어로 병기하고, 발자국 모양을 나무에 새기고 cm가 표시된 자도 옆에 그려놓아
형태와 크기를 구분하게 해 주었다. 개구리에서 청설모, 멧돼지에서 반달가슴곰까지
다양한 동물들의 발 모양을 새겨 놓아 흥미로웠다.
비슷한 것도 있고, 확연히 구분되는 것들도 있었는데, 서울에서 자란 나는 하나도
모르지만, 일찍부터 이런 교육을 받고 자연을 누리면서 친해지는 환경을 만나는 것도
참 좋겠다 싶었다. 이왕이면 산길에서 더 자주 보게 되는 나뭇잎들도 이런 안내판을 만들어
놓으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그건 안 보였다.
이 산책탐방로의 방향지시 안내팻말엔 유난히 천천히 관찰로를 따라 가라는 말이
자주 보였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뭔가를 보려면 급히 지나가선
안 되고 천천히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실용적인 이유 말고도 천천히 걸으면서 둘러봐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팻말에는 작은 글자로 우리는 방문자이며, 이 숲의 주인은 풀과
나무와 작은 곤충과 동물들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내용이 새겨 있었다. 남의 집이나 땅을
방문하면서 내맘대로 아무렇게나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고, 적절한 매너와 에티켓이
필요한데, 그건 다름 아닌 천천히 다니는 것이었다.
평소 비교적 천천히 다니는 스타일이라 산길이나 산책탐방로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크게 저촉되진 않았지만, 팻말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상쾌해졌다. 앞으로도 괜히
번잡하게 서두르지 않고 가능한 한 천천히 다닐 것이며, 천천히 다니다가 필요할 땐 정중동
(靜中動) 할수만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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