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진풍경
Posted 2014. 1.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요즘은 조금 나아지긴 했어도 얼마 전까지 극장이나 공연장에 있는 화장실을 갈 때마다
남자들은 거의 줄도 안 서고 볼일을 편히 보는데 비해서 여성들은 복도까지 이어지는 긴 줄에
서서 차례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는 약간 불합리한 풍경이 익숙하게 펼쳐지곤 했었다.
여성 화장실 좀 더 만들지 하면서 좀 딱해 보이긴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작년
마지막 토요일 시청 지하철역 화장실은 거꾸로 된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려 서울광장에서 3시부터 시작되는 철도민영화 반대 집회에 가려는 이들이
올라가기 전에 화장실에 들렸다 가려고 줄을 섰는데, 집회 성격상 남성들이 많이 참석해서인지
남성용 화장실은 장사진(長蛇陣)을 치는 데 반해서 여성용 화장실은 거의 무사통과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이 신기히고 어색한 건 줄서 있는 남성들에게나 의외로 회전이 빠른
여성들에게나 매한가지였던듯, 다들 드나들면서 킥킥 웃는 표정들을 지었다.
서너 줄을 이룬 바깥쪽 후미에 섰다가 복도 안쪽에선 두 줄로 줄어들다가 한 줄이 됐는데,
대충 세어보니 내 앞에 족히 50명 정도는 서 있었던 것 같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까진
근 7, 8분은 걸린 것 같았다. 오줌보가 꽉차 있지 않아서 망정이지 자칫 큰일날 뻔 했다.^^
일을 마치고 나올 때도 이런 진풍경(珍風景)은 전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는데, 모르긴
해도 집회가 열리고 무리가 해산하는 저녁 늦은 시간까지 지속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나같이 모자 달린 두툼한 방한복 입은 이들이 화장실 앞에 길게 서서 무료함을 달래며
최후 일전을 대비하면서^^ 이들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 예전 같았으면 기다리는 동안 다들
스포츠 신문을 펼치거나 이이폰으로 음악을 들었을 텐데, 요즘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 삼매경(三昧境)들이었다. 뉴스나 날씨를 검색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테고, 개중
일부는 웹툰을 스크롤했을 터인데, 나도 기다리는 동안 두어 사람의 블로그를 열어 봤다.
남자들은 거의 줄도 안 서고 볼일을 편히 보는데 비해서 여성들은 복도까지 이어지는 긴 줄에
서서 차례가 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하는 약간 불합리한 풍경이 익숙하게 펼쳐지곤 했었다.
여성 화장실 좀 더 만들지 하면서 좀 딱해 보이긴 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었는데, 작년
마지막 토요일 시청 지하철역 화장실은 거꾸로 된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려 서울광장에서 3시부터 시작되는 철도민영화 반대 집회에 가려는 이들이
올라가기 전에 화장실에 들렸다 가려고 줄을 섰는데, 집회 성격상 남성들이 많이 참석해서인지
남성용 화장실은 장사진(長蛇陣)을 치는 데 반해서 여성용 화장실은 거의 무사통과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이 신기히고 어색한 건 줄서 있는 남성들에게나 의외로 회전이 빠른
여성들에게나 매한가지였던듯, 다들 드나들면서 킥킥 웃는 표정들을 지었다.
서너 줄을 이룬 바깥쪽 후미에 섰다가 복도 안쪽에선 두 줄로 줄어들다가 한 줄이 됐는데,
대충 세어보니 내 앞에 족히 50명 정도는 서 있었던 것 같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까진
근 7, 8분은 걸린 것 같았다. 오줌보가 꽉차 있지 않아서 망정이지 자칫 큰일날 뻔 했다.^^
일을 마치고 나올 때도 이런 진풍경(珍風景)은 전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는데, 모르긴
해도 집회가 열리고 무리가 해산하는 저녁 늦은 시간까지 지속되지 않았을까 싶다.
하나같이 모자 달린 두툼한 방한복 입은 이들이 화장실 앞에 길게 서서 무료함을 달래며
최후 일전을 대비하면서^^ 이들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 예전 같았으면 기다리는 동안 다들
스포츠 신문을 펼치거나 이이폰으로 음악을 들었을 텐데, 요즘은 하나같이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 삼매경(三昧境)들이었다. 뉴스나 날씨를 검색하는 이들이 대부분일 테고, 개중
일부는 웹툰을 스크롤했을 터인데, 나도 기다리는 동안 두어 사람의 블로그를 열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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