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시범가로
Posted 2013. 12.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등잔밑이 어둡고, 이웃집에 뉘 사는지 모른다더니, 우리 사무실 바로 앞이 딱 그랬다.
고가도로 밑이어서 그리로 다니는 이들도 많지 않고, 더군다나 겨울철이라 먼지도 많고 잘 관리
되는 것 같진 않아 보였는데, 의자나 테이블은 관상용인듯 지저분해서 앉았다 갈 형편은 아니었다.
다른 계절엔 청소와 관리가 따르면 주민들이나 보행자들이 요긴하게 사용할 것 같았다.
외곽순환도로 같이 편도 4차선에 도로폭과 높이가 십 미터가 훨씬 넘는 육중한 콘크리트
철근 도로를 지탱하려면 교각, 그러니까 다리 기둥도 크고 견고하게 세워야 하는데, 바닥 덕분에
근처의 교각 두 개도 칙칙하고 무표정한 회색 위에 새 옷을 입었다. 낮보다는 밤 시간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약간 몽환적인 디자인인데,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 세워졌다면 시선깨나
받았을 텐데, 한적한 이곳에 자리 잡아 존재 자체가 묻히는 것 같아 보였다.
계원대 가는 마지막 4거리 모퉁이에 있는 이 길은 위로 거대한 외곽순환도로가 지나는 바람에
거리 풍경이 약간 삭막하고 상권도 잘 형성 안 되는 지역이다. 그나마 우리 사무실 있는 쪽은
아파트 단지와 연결되는 상가 건물들이어서 식당과 커피샵들로 분위기가 조금 나은데,
건너편엔 모텔들이 숨어 있어 별로 다닐 일이 없다.
어쩌다 사무실 건너편으로 걸을 때가 있는데, 바닥에 나무판을 깔고 주로 주황색 계열의
원색 테이블과 의자들을 개념 있게 늘어 놓아 주변 분위기가 고가도로 아래답지 않게 산뜻해
보였다. 전에도 여길 안 와 본 게 아닌데, 별로 신경쓰지 않고 다녀서인지 테이블과 의자는
처음 본 것 같다. 삭막하고 칙칙한 거리가 컬러를 입으니 생동감이 약간 느껴졌다.
암만 봐도 대충 아무렇게나 놓은 건 아니고, 누군가의 공간 디자인에 따라 설치해 놓은 것
같았다. 돌기둥 모형이며 바운다리를 이루는 철책도 부드러운 게 꽤 신경써서 작업한 것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한 바퀴 둘러보니, 한 쪽에 2011년 도시디자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란 동판이
걸려 있었다. 대개 이런 건 언론사를 끼고 하는데, 이름 있는 신문사는 아니지만, 역시 그랬다.
고가도로 밑이어서 그리로 다니는 이들도 많지 않고, 더군다나 겨울철이라 먼지도 많고 잘 관리
되는 것 같진 않아 보였는데, 의자나 테이블은 관상용인듯 지저분해서 앉았다 갈 형편은 아니었다.
다른 계절엔 청소와 관리가 따르면 주민들이나 보행자들이 요긴하게 사용할 것 같았다.
외곽순환도로 같이 편도 4차선에 도로폭과 높이가 십 미터가 훨씬 넘는 육중한 콘크리트
철근 도로를 지탱하려면 교각, 그러니까 다리 기둥도 크고 견고하게 세워야 하는데, 바닥 덕분에
근처의 교각 두 개도 칙칙하고 무표정한 회색 위에 새 옷을 입었다. 낮보다는 밤 시간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약간 몽환적인 디자인인데,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 세워졌다면 시선깨나
받았을 텐데, 한적한 이곳에 자리 잡아 존재 자체가 묻히는 것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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