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말레이드 3통
Posted 2014. 3.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시애틀 커피와 함께 누이의 짐 속에 오렌지 마말레이드 세 병이 고이 싸여 있다가 숨을 쉬었다. 스머커스(Smucker's) 둘과 폴라너(Polaner) 하나다. 병 뚜껑도 주황, 연두, 파란색으로 서로 다른 색인데, 위에서 보니 예쁘다. 스머커스는 여러 번 먹어봤지만, 폴라너는 이번에 처음이다. 어떤 맛일지 궁금해 개봉하고 싶지만, 지난 가을 뉴욕과 뉴저지 여행에서 아내가 가져 온 라스베리 잼을 아직 먹고 있어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처음 맛본 건 1996년 연말에 일리노이 대학에서 열린 어바나 대회(Urbana Mission Convention)에 가는 비행기나 대학 식당에서였던 것 같다. 그 당시만 해도 오렌지는 바나나와 함께 친숙한 과일이 아니었는데, 버터처럼 일회용으로 나온 걸 맛보고선 그 맛에 매혹됐던 것 같다. 시지 않고 달달한 맛에 일상에서 쉽게 먹기 어려운 희소성이 더해졌던 것 같다.
지금도 그렇지만 오렌지가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선 잼은 의당 딸기잼이나 포도잼이 전부였던 터라 마말레이드는 한참 뒤에나 수입 판매되기 시작했다. 요즘도 동네 슈퍼엔 없는 곳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대형 마트에서도 종종 찾기 어려울 때가 있다. 호텔 부페나 수입식품점에나 가야 구경하곤 하는데, 그래서 가끔 외국 나갈 일이 생기면 짬을 내 마트에 들려 두어 병씩 사 오곤 했다.
마말레이드 세 병이면 적은 양이 아니고, 맨날 잼만 먹지 않고 햄 치즈나 해쉬 브라운 등 이것저것 해 먹기도 하니까 몇 달은 잘 먹을 것이다. 병에 적힌 대로 Sweet하고 Natural한 오렌지 향과 과육은 입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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