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사는 악어
Posted 2014. 3.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산에도 악어가 산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는지? 뭔 소리냐, 웬 뚱딴지냐, 허풍 아니냐 하겠지만, 맘만 먹으면 가끔 산에서도 악어를 볼 수 있다.
몇 해 전 오르막길에 놓였던 둥그런 통나무 계단이 시간이 흐르면서 갈라져 틈이 길게 생겨 입 모양이 되고, 원래 파여 있던 구멍이 깊고 그윽해지면서 눈 모양을 이루었다. 이 길을 지나던 눈 밝은 사람들은 웃는 표정이라느니. 힘들어 하는 표정이라느니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산에 사는 악어는 모양도 재밌지만 이름이 여러 개다. 나는 악어라고 우겼지만, 보는 이마다 조금씩 다르게 불렀다. 어떤이는 고래라고도 하고, 또 어떤이는 상어라고도 하고, 꼬마들은 둘리야 어디 갔다 이제 왔냐며 반가워 했다. 어차피 악어가 아닐지 모르니 뭐라 부르든 상관없을 것이다. 저마다 느낀 대로 부르고 봐주고 간주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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