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전 풍경
Posted 2014. 6. 23.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주말까지 서울도서전이 열렸다. 수목금 오후엔 시간이 안 나 토요일 오후에 들렸더니 바깥은 코엑스몰 공사로 어수선하고, 안은 주말 관람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올해 주빈국 오만 여류화가의 눈이 슬퍼보이는 얼굴 그림 시리즈가 눈길을 끌었다.
김영사 코너에선 80년대부터 자신들의 베스트 셀러 리스트를 연대별로 뽑아 놓았다. 큰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지난 30여 년간 출판 흐름의 한 대목을 살펴볼 수 있었다. 많이 팔린 소설 전집은 미니북 형태로 나와 2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이미 읽었던 이들은 미니어처 모으는 기분으로, 안 읽어본 이들은 싼 맛에 집어들 수도 있겠다.
역시 올해도 시끌벅쩍 가장 눈길을 끈 부스는 열린책들 같았다. 대중적인 외국 작가들의 책이 많은데다가 이런저런 카테고리로 묶어 왕창 세일을 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발딛을 틈없이 몰려들고, 정신없이 좌판에 널린 책들을 고르고 있었다.
펭귄이 75주년을 맞아 75권을 골라 편집자와 디자이너들이 표지 디자인 뒷이야기를 실은 책과 우리말 활용사전은 30% 할인가로 샀다. 펭귄의 세계문학을 3천원씩 팔길래 언제 읽을지 기약할 수 없으면서도 싼맛에 세 권을 집어들었다. 팟캐스트 창비 라디오 책다방에서 김두식 교수가 얼마 전 집값 대출을 다 갚고서 제일 먼저 세계문학전집을 샀다는 소설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나도 언젠가 한 번 해볼까 생각중이다.
강금실 변호사가 성지순례길에 들른 로마에서 아시시까지의 순례기와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번역가 김석희가 고향 제주도 애월에 내려가 쓴 메일들을 모아 펴낸 책은 리퍼 코너에서 건지는 재미가 있었다. 만 원이 넘는 책들을 반값도 안 되게 사서 나야 좋지만, 공들여 책을 만든 편집자들은 속이 쓰리겠다. 열린책 자회사인 미메시스에서 만든 스프링 수첩도 몇 개 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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