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우웬 평전과 칼 바르트 전기
Posted 2014. 8. 18.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선교한국 북테이블에서 산 헨리 나우웬 평전을 읽었다. 대개 주문해 받거나 사 온 책을 바로 읽지 않고 책 꾸밈새를 살핀 다음 목차와 서문 정도 읽고는 시간 날 때마다 이 책 저 책 번갈아가면서 천천히 읽고, 그러다 보면 또 새 책들 뭉치가 쌓여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스타일이라 한 권을 완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지난 봄에 두어 주간 동안 읽은 칼 바르트 전기에 이어 이 책 나우웬 평전은 사나흘에 걸쳐 내친 김에 달렸다.
둘 다 비록 앉은자리에선 아니었지만, 중간에 다른 책이 끼어들지 않게 할 만큼 좋았단 얘기다. 전기와 평전을 쓸 만한 전문가적인 안목과 글 솜씨를 갖춘 저자들(에버하르크 부쉬와 마이클 포드) 덕분에 평소 약간의 관심과 흥미, 호기심은 있었지만 딱히 찾아 읽게 되진 않았던 두 거인에 대한 매력적인 독서 가이드 투어를 받으면서 그 동안 별로 친해질 기회가 없던 이들이 쓴 책들을 좀 더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으니 꽤 만족스러운 독서였다.
나우웬 평전은 김영사 임프린트인 포이에마에서 냈는데, 양장본에 겉표지를 따로 두지 않고 표지 디자인을 시도한 게 맘에 들었다. 겉표지 날개에 들어갈 저자 소개 같은 정보들을 표지 안쪽에 집어 넣어 깔끔하게 만들었는데, 다른 출판사들도 양장본을 낼 때 참고하면 좋겠다. 관행처럼 겉표지를 만들고 막상 표지 1-4면은 휑하니 비워두면 나중에 겉표지가 찢어지거나 훼손돼 낭패를 겪곤 하는데, 꼭 그렇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복 있는 사람이 낸 바르트 전기 표지는 넓직한 날개를 둔 전통적인 스타일의 겉표지를 두고 안표지 1. 4면은 중후하면서도 심플한 장정 솜씨를 뽐내고, 안표지 2면과 속지에 연표를 배열했는데, 이것도 나쁘진 않다. 좀 더 품위가 있어 보이기는 하는데, 역시 나중에 겉표지가 떨어져 나갈 때 조금 허전할 것 같긴 하다. 그래서 어떤 출판사는 양장본 겉표지와 안표지 디자인을 똑같이 하기도 하는데, 그건 멀쩡한 자원 낭비하는 옥상옥이다.
스위스에서 나서 독일에서 활동한 바르트나, 네덜란드에서 나서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고 남미 해방신학과도 교류한 나우웬 둘 다 많은 작품을 남겼다. 카톨릭 사제였던 나우웬은 물론이고, 바르트도 카톨릭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워낙 카톨릭과는 상대하지 않는 우리 복음주의권의 풍토와는 달라도 많이 달랐다. 소소하지만, 바르트가 파이프 담배 애용자였다는 사실과 나우웬이 공중 곡예 같은 서커스를 좋아했다는 것도 읽는 재미를 더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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