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Posted 2015. 7.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올해도 아내가 매실청을 담궜다. 몇 해 전부터 지인에게 소개 받아 전남 강진 매실을 주문하곤 했는데, 올해는 수확이 늦어진다며 오질 않았다. 기다리다 못해 확인 전화를 했는데 재고가 없다는 황당한 말을 듣고, 할 수 없이 오전에 동네 금요장터에서 10kg 상자를 샀는데, 같은 날 오후 어찌된 일인지 강진에서도 매실을 보내왔다.
우리가 먹기엔 한 상자면 충분해 돌려보내겠다고 하니, 미안하다며 그냥 먹으라고 했단다. 이쯤 되니 다시 보내기도 뭐하고, 우린 붉은 기운이 돌고 토실한 강진 매실을 먹기로 하고, 장터에서 산 건 화성에 사는 작은 언니네로 부치는 걸로 해프닝이 정리됐다. 강진에선 미안하다며 매실 값을 안 보내도 된다고 했지만, 인정상 원래 가격 4만5천원에서 장터에서 산 2만5천원을 빼고 2만원만 보내기로 했다.
이쑤시개로 매실 꼭지를 일일이 딴 다음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 항아리에 매실과 황설탕을 한 층씩 켜켜이 쌓은 다음 뚜껑을 닫고 석 달을 기다리면 매실 원액이 나온다고 한다. 매실과 황설탕을 1:1로 넣는다니, 황설탕도 10kg를 들이붓는 셈이다. 그래선지 매실 담글 철이 되면 가끔 마트나 슈퍼의 설탕 코너가 텅 비는 일이 생긴다고도 한다.
매실청은 국자로 떠서 병에 넣었다가 요리할 때 설탕 대신 넣기도 하고, 원액에 물을 타서 희석시켜 매실차로 마시기도 한다(당연히 뜨겁게 마셔도 된다^^). 참, 한두 해 전까지 매실이 매화꽃 진 다음에 열리기 시작하는 매화나무 열매라는 걸 까맣게 몰랐었다는 웃픈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