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크림수프
Posted 2015. 5.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90이 되신 노모와 가끔 샐러드 바를 가는데, 다른 음식도 잘 드시지만 수프를 유독 좋아하시는 것 같다. 두어 달 전 누이가 왔을 땐 네 그릇이나 드셔서 계속 갖다 드리기도 했다. 밥과 국만 있으면 한 끼를 뚝딱 하시는 그 연세의 어른들이 다 그렇듯이 아마도 수프가 국과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 물론 국보인 나도 당연히 좋아해 종류 안 가리고 두 그릇은 기본이다.
엊그제 마트에 갔다가 어머니 좋아하시는 수프 생각이 나서 크림 수프 대용량 한 봉지를 사 갖고 왔다. 아내는 분말 가루로 된 인스탄트성 이런 거 사 오지 말라고 질색이지만, 주말에 내가 끓일 거라며 넘어갔다.
주말이 아닌데 목요일 아침에 아내가 수프를 끓였다. 수프 색이 조금 진해 물어보니 찐 단호박과 우유를 믹서에 갈고 양파를 볶고 이집트콩을 넣어 함께 끓였다는데, 색이 고왔다. 그 위에 어린잎 채소 몇 장을 올려 살짝 멋을 낸 게 식감을 자극했다. 출근하느라 g와 먼저 먹었는데, 살짝 구운 모닝빵을 잘라 수프에 넣고 떠 먹으니 달큰하면서도 든든했다. 모르긴 해도 어머니도 맛나게 드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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