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피기 시작하다
Posted 2016. 3.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겨우내 베란다 추위를 피해 들여놓은 우리집 거실 화초들이 두어 주 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주는 물로 연명하면서 초록을 잃지 않고 있다가 시나브로
손톱만한 작은 꽃망울을 맺더니 10여 개 화분 가운데 4개에 하얗거나 연보라색의 꽃잎이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본격적인 봄꽃들마냥 화려하고 탐스럽진 않아도 겨우내 못 보던
꽃을 조석으로 볼 수 있으니 올해도 슬슬 봄이 오려나 보다.
보통은 매년 피지만 몇 년에 한 번 피는 비싼 꽃도 있는데, 이름을 모르는 난 종류 같은
화초에 7년만에 꽃이 달렸다. 십 몇 년 전에 어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팔길래 사온 건데,
용케 여태 살아 남아 잊을만 하면 연보라색 꽃을 피워낸다.
작년 가을에 세종시에서 받아 온 블루베리 묘목은 겨우내 가느다란 가지만 길게 뻗고
아무런 기색이 안 보여 아무래도 열매 맺긴 글렀다 싶었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는지 가지
끝에서 슬그머니 꽃망울을 맺더니만 꽃을 피워냈다. 좀 더 기다리면 블루베리 열매도
열리려나 모르겠다.
아무도 모르게 꽃망울이 터져 눈을 즐겁게 하더니만, 또 다른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어느날 퇴근하고 저녁을 먹고 소파에 앉아 있는데 아내가 좋은 향기가 나지 않느냐며 열심히
맡아 보란다. 꽃이 피면서 은은한 꽃 향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냄새를
바로 알아채리지 못했던 것이다, 가까이 가서 코를 들이대니 우와~ 기분 좋은 꽃향기가
콧속 가득 스며들었다.
백화등이란 예쁜 이름을 가진 화초는 나비 같은 하얀 꽃이 수두룩하게 달리면서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는데, 처음엔 미처 못 알아봐 주었다. 꽃이 지면 향기도 사라지겠기에 아침
저녁으로 다가가서 코를 들이대고 맡아준다. 수수한 봄꽃들, 너 참 예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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