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kolov를 받았다
Posted 2017. 10.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오랜만에 양화진에서 벗을 만났다. 외국이나 지방에 사는 것도 아니고, 한 시간 정도 달려가면 언제든 볼 수 있는데, 기껏 페북에 좋아요나 누르다가 더 늦추면 안 되겠다 싶어 지난주에 약속을 잡고 오후 시간을 함께 보냈다. 3층 구석방은 한 면은 책으로. 맞은 편은 CD와 DVD로, 그 가운데는 묵직하고 커다란 스피커 사이로 신기해 보이는 오디오 장비들이 채우고 있었다.
복상 시절 편집자와 필자로 만나 20년 가까이 우정을 나누고 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나나 늘 무언가(누군가)와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그나 그리 달라진 게 없었다. 아무래도 뭔가 하나 엮어서 핑계김에라도 얼굴을 봐야 하지 않겠냐, 다음엔 둘이 서로 잘 아는 K교수와 함께 만나자고 했는데, 나만 움직이면 될 일이었다. 다음엔 평양냉면 먹자면서 일어서는데, 피아니스트들의 스승이라는 소콜로프(Grigory Sokolov) 음반 세트를 건네주었다.
그러고보니 만날 때마다 음반 선물을 제법 받았다. 글렌 굴드가 바하 골드베르그 협주곡을 55년에 빠르게 연주한 것과 81년에 천천히 연주한 걸 비교할 수 있는 음반이며, 조르디 사발의 고악기 비올라 다 감바 연주곡들이며, 바순 연주자 네 명이 합주하는 Bassooonatics도 덕분에 즐겨 듣게 됐다. 니체가 꽤 많은 음악인들과 교류했고 그가 작곡한 곡들도 수십 곡 된다(수준은 그저 그렇다고 한다^^)는 흥미로운 말도 해 주었는데, 슬슬 전공인 음악에 대한 책을 쓸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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