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의전팀
Posted 2010. 12. 1. 06:17,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지난주 화요일 아침,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했을 때 의전팀의 혜민이 마중 나왔다. 사회복지 분야의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작년에 경재와 결혼한 신혼 주부인데, 요리를 잘하고 장거리 운전을 즐기는 넉넉한 아가씨였다. 매일 밤 강사들의 야식, 그러니까 직접 만든 훌륭한 홍합탕, 양장피 등으로 강사들을 놀래키고 입을 즐겁게 했다. 게다가 매일 아침 내 방문에 손으로 쓴 쪽지를 붙여놔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
혜민이 옆 왼쪽 세 번째는 의전팀의 막내 지선이다. 막내로 안 보인다고, 성을 잘못 붙인다고 지선이는 내게 계속 눈을 흘겼다. 제일 어리면서도 언니들과 조화를 이루는 친밀하고 화통한 성격이었다. 시내를 안내하던 중 "따님 있으시다고 들었는데, 어그 부츠 사 가시면 엄청 좋아할 거"라며 권했는데, 예상대로 잘 사 왔단 칭찬을 들었다. 땡큐, 지선.^^ 전공인 뷰티 계통의 일을 하고 있으며, 사역자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단다. 이를테면 10년 뒤 코스타 강사로 뉴질랜드는 물론 세계를 누비는 꿈을 갖고 있다.
지선이 옆 마리아는 싹싹하고 상대의 필요를 읽는 눈으로 강사들에게 환대(hospitality) 받는 게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청중석에 앉아 있는 강사들에게 무릎으로 다가와 사탕을 전해 주는 무릎 섬김이었다. 당분간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섬김을 받았다.
마오리 말도 조금 할 줄 아는데, 전공을 바꿔 태평양학(Pacific Studies)을 공부하고 있다. 마지막 날 씨티 투어 안내를 자처해 오클랜드 대학을 비롯해 여기저기 많이 구경시켜 주었고, 콜로라도 브랜드의 아웃도어 자켓을 잘 어울린다면서 꼭 사라고 권했는데, 입고 들어서는 순간 아내가 괜찮은 걸 사 왔다면서 냉큼 뺏어 입었다.
마리아 옆 민수는 의전팀 맏형이면서도 특유의 동안으로 지선이를 제치고 막내 같이 보였고, 괄괄한 자매들이 주를 이루는 의전팀에서 실제로 막내처럼 궂은 일을 즐겁게 해 냈다. 해인이와 함께 살고 있어 더 친해졌고, 퇴근 후엔 딸기밭을 가꾸고 요리도 제법 하는 것 같았다. 노력하는 수재형으로 대학은 미국에서 나왔고, 컴퓨터 엔지니어링 게통의 일을 하고 있다. 민수야, 네가 월요일 밤에 골라 준 치즈는 잘 먹고 있고, 네가 사 준 쥬스 세 개 놓고 와서 정말 미안해. 다음에 가져갈게.
민수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경재는 의전팀장으로 이 멋진 의전팀을 이끌었다. 혜민이와 결혼하려면 15Kg를 빼라는 장모님의 엄명에 미인을 얻기 위해 두 달 간 눈물겨운 노력 끝에 감량에 성공했고, 결국 혜민과 결혼했다. 곧 요요현상이 오긴 했지만,^^ 민수와 혜민이네 집은 총무인 해인네 집과 더불어 코스타 간사들의 사랑방(아지트) 노릇을 하는 것 같았다. 이 부부가 의전팀에 없었더라면, 조금 재미 없었을 것이다.
경재 옆 정경이, 그러니까 JK는 의전팀에서 제일 말수가 적은 뉴 페이스였다. 대학 1학년 때 참석하고 10년만에 간사로 복귀했다. 심리학과 중국어를 공부했고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다. 브라이언 맥클라렌(Brian McLaren)의 문제작 <새로운 그리스도인이 온다 A New Kind of Christian: A Tale of Two Friends on a Spiritual Journey>를 읽고 싶다고 해 반가웠다. 오클랜드에선 구할 수 없다길래 보내주기로 했다. 나도 책이 나온 지 몰랐던 A New Kind of Christianty가 나왔다는 좋은 정보도 주었다.
이렇게 끝내주고 환상적인 친구들이 한 팀을 이루고, 이 괜찮은 친구들과 한 주간을 함께 보내며 섬김을 받고 함께 다니면서 대화하고 여행을 함께했으니 아무래도 오클랜드의 일주일은 그 여운이 오래갈 것 같다. 얘들아, 모두 정말 고마웠어. To You with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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