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시 본 눈 산(Mt. Rainier)
Posted 2024. 10. 2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미국 서부 도시들
이번엔 눈산을 못 보고 가나 보다 싶었는데, 월화 이틀간 포틀랜드를 다녀온 다음 누이가 수요일 아침 다시 가 보자고 했다. 괜찮다고 해도 물러설 누이가 아니다. 정말 오랜만에 온 동생에게 좋은 걸 모두 보여주고 싶은 누이의 배려에 못 이기는 척 편승했다. 날씨도 괜찮고, 토요일엔 너무 차가 막혀 여기까지 얼마 남겨두고 차를 돌려야 했는데, 일사천리로 국립공원 입구를 통과했다.
여기서 20마일 정도 더 올라가면 1,600미터대의 파라다이스 전망대가 나오는데, 23년 전에 여기서 눈산을 본 기억이 났다. 그런데 가까이 갈수록 날씨가 변하기 시작하는 게 수상했다. 차에서 내리니 와락 한기가 느껴지는 게 우리네 12월 날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폰 날씨는 영상 2도지만 살짝 눈까지 내리는 게 체감온도는 영하 5도쯤 고산에 온 게 실감났다. 설상가상 시즌이 끝나가는지, 날씨 때문인지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바로 눈산을 볼 순 없었지만, 수시로 변하는 게 높은 산 날씨인지라 차에서 기다리기도 하면서 계속 바라보자 구름이 덮였다 살짝 보여주다를 반복했다. 20여년간 마음에 품고 고대하던 눈산의 위용을 그때처럼 충분히 감상하진 못했지만, 이 정도면 됐다 하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꼬불꼬불 다시 내려가다가 갓길 안쪽에 차를 대고 걸어가는 이들이 보였다. 세상에! 구름이 걷혔다 덮였다를 반복하면서 방금 전에 본 풍경보다 훨씬 선명한 눈산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불과 10여분 사이에 내려오면서 날씨가 좀 더 수월해진 모양이었다. Great! 눈산 레이니어 마운튼을 보고 가다니, 이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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