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행운,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 1
Posted 2023. 10.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6월부터 넉 달 넘게 열린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을 차일피일하다가 마지막날 겨우 보고 왔다. 그것도 예매를 못한 채, 어제 한글날 11시에 남은 표를 혹시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안고 이촌역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예상대로 나처럼 예매를 못한 수백여 명이 혹시나 하면서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꼬불꼬불 대기줄에 합류한 지 얼마 안돼 현장 판매표도 모두 동이 났으니 줄을 서도 소용없다는 직원들의 안내를 들어야 했다. 예상은 했어도, 기왕 왔으니 혹시나 취소표가 생기면 늦게라도 살 수 없을까 하면서 두 시간 정도는 기다려줄 요량이었지만, 막연하긴 했다.
그런데, 몇 분도 안 지나, 믿기지 않는 일이 생겼다. 어떤 젊은 아빠 같은 이가 오더니만, 표가 한 장 남게 됐다며 그 표를 팔려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사람은 그냥 가지라는 거였다. 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관심을 표명했지만, 잽싸게 그 표를 받아 입구로 걸어간 이는, 놀랍게도 나였다. 어디서 그런 순발력이 나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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