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방송실
Posted 2011. 8. 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코스타 주집회장 에드만 채플(Edman Chapel). 휘튼의 네 번째 총장(1941-65)이었던 레이몬드 에드만(Raymond Edman) 박사 이름을 딴 1, 2층 합해 2,400석의 대강당으로, 1960년에 세워졌다. 무대 전면에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돼 있으며, 넓고 높은 무대가 인상적이다.
7월 4일 월요일 밤 첫날 모든 순서를 마치고 다음날부터 사흘간 맡은 책 소개 PPT 파일을 전달하고 테스트하기 위해 2층에 있는 방송실을 찾았다. 1층은 무대 조명만 켜있고 아무도 없어 조용했다. 모든 순서가 끝나고 난 뒤 ♬ 불꺼진 객석에 혼자 가만히 앉아보는 것. 가끔 뜬금없이 해보곤 하는데, 이런 순간, 나쁘지 않다.
시계는 밤 11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타 같은 큰 집회는 무대에서 모든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도, 이렇게 안 보이는 심장부가 몇 곳 있게 마련이다. 1층 뒷쪽에 마련된 미디어 본부와 함께 영상과 음향, 조명 등을 컨트롤하는 중요한 사역이 일어나는 곳이다. 이 동네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 무대와 청중석은 흔들리기 쉽다.
참 많은 장비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방면엔 거의 소질 없어 이름을 하나도 모르겠지만, 모니터만 해도 10대는 족히 넘는 것 같다. 대부분은 대학측이 보유하고 있는 것들이지만, 일부는 미디어팀이 대여해 온 것들이다. 여기 있는 장비를 다 사용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단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곳 같았다.
밤이 늦었는데, 미디어팀 스탭 한 형제가 남아 있어 usb에 저장한 파일을 컴퓨터로 옮긴 다음, 제대로 작동되는지와 폰트가 깨지거나 밀리지는 않았는지 확인했다. 표지 중심으로 기본 ppt 파일을 만들어 달라고 할 수도 있지만, 10분 동안 효과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내가 준비한 파일을 쓰기로 했기 때문이다,
나는 기본 폰트로 맑은고딕을 쓰는데, 오피스 2007이 아니면 이 폰트가 없는 경우가 많다. 역시나 없어서 굴림체로 뜨는데, 이거 제일 게을러보이고, 성의없는 폰트라 바꿔 달라고 요청하고 간 김에 방송실 장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는데, 들어도 잘 모르겠고, 일일이 기억도 안 난다.^^
장비 중 하나에는 메모와 스티커를 잔뜩 붙여 놓은 걸로 봐 중요해 보였다. 스탭들 간에도 호흡이 안 맞으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작동법을 약속해 놓은 것 같았다. 옆에 걸 잘못 누르거나 제 때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차질이 생길 것이다.
1층으로 다시 내려가 무대를 확인하기 전에 후미에 있는 또 다른 조정실을 지나갔다. 오전과 저녁 시간대에 전체 세션이 진행될 때는 테이프로 막아 놓는 곳이다. 미디어 스탭들과 엔지니어들을 컨트롤하는 CP(Chief Producer)가 앉아 있는 자리 같은데, 방송실 장비와 비슷한 것도 있고, 다른 것들도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무대도 올라가 봐야 한다. 그렇잖아도 울렁증이 생기기 쉬운 곳인데, 동선을 파악해 두고 리허설해 두지 않았다간 순식간에 동태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마이크 높이도 확인하고, 대략 청중석과 눈도 맞춰본다. 강의할 때 시선을 왼쪽에 많이 두는 편이라 오른쪽으로도 가끔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전은 쉽지 않다.
마이크 앞에 서면 스크린을 등지게 되므로 양쪽에 설치된 강사용 모니터도 잘 보이는지 확인했다. 실제로 할 때는 뒷쪽 벽면에 10:00부터 00:00까지 내가 맡은 시간이 초 단위로 흘러가는 것이 보여 시간 안배와 제시간에 마치도록 도와주었다. 내가 맡은 시간은 점심식사 바로 전이라, 시간을 못 맞추면 일대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어 서비스로 2, 30초씩 일찍 끝냈다. 그래서 그런지 반응,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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