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KOSTANZ 3 - Devonport Java House
Posted 2011. 12. 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종종 결정적이진 않아도 아주 인상적인 곳이 있는데, 오클랜드에선 데본포트(Devonport)에 있는 까페 자바 하우스(Java House)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작년에 뉴코 마치고 해인이 주일 오후에 데려다 준 이 집은 작은 골목에 있어 잘 눈에 띄지 않지만, 한 번 가 본 이들은 다시 찾게 만드는 매력적인 곳이다.
오클랜드 박물관에서 나온 우리는 10분 정도 걸리는 페리를 타고 데본포트로 이동했다. 모두들 박물관에서부터 커피가 고팠지만, 이곳의 멋진 커피집에서 마시기로 하고 참고 있었는데, 선발대로 간 스탭들이 문 닫을 시간이 됐다고 해서 무척 아쉬웠다. 풍경이라도 담을까 하는 마음과 혹시 10여 명이 우루루 몰려가면 문 닫는 시간을 조금 늦춰줄까 해서 갔는데, 다행히 주문을 받겠단다.
이 풍경은 작년부터 이 블로그를 찾았던 이들에겐 약간 익숙한 장면인데, 그리 크지 않은 실내는 골목과 맞닿아 있어 커피를 시키지 않아도 지나가면서 볼 수 있는 구조다. 2층에도 룸이 있지만, 다들 밖에 앉아 마시는데, 오래된 벽돌과 타일, 밝은 벽과 창, 담벽에 얹어 놓은 작은 화분들, 작은 흰색 원형 테이블과 동그란 의자, 그리고 이 집 벽면과 커피잔이 멋지게 결합된 로고 그림은 처음 와 보는 이들에게도 오래 전에 와 본 듯한 따뜻한 추억을 선물해 준다.
이 집을 처음 와 보는 강사들은 물론이고, 오클랜드에 살면서도 데본포트에 이런 집이 있었다는 걸 몰랐던 간사들도 탄성을 지르며 내가 작년에 그랬듯이 셔터를 눌러대기 바빴다. 크게 꾸미지 않은 잔잔한 분위기가 이 집의 트레이드 마크인데,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약간 차가운 느낌도 들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는쪽 벽돌담이 맘에 쏙 들지만, 앉아서 커피를 마시다 보면 왼쪽 모노톤 벽도 은근히 정이 가는 구조다.
흑판에 색색 분필로 손으로 쓱쓱 써 놓은 메뉴판도 이 집의 풍경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데, 빼곡한 메뉴에서 무엇을 고를까 고민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커피 때문에 간 집이라 브런치를 하기에 딱 좋은 샐러드와 베이글 메뉴들은 맛보지 못했지만, 기본은 할 것 같은 믿음이 간다. 직접 로스팅 해서 원두도 판매했는데(250그램에 NZ $12이니까 만원 살짝 넘는 괜찮은 가격), 다음에 가면 한 통 사와야겠다.
유명인들을 제치고 자바 하우스의 모델로 긴급 섭외된(?) 김도현 교수는 실제로 커피홀릭이다. 심플하면서도 있어보이는 패션 감각과 루믹스 GX마저 너무나 자연스러운 포즈에 데일리 포토제닉으로 선정됐다.^^ 강의면 강의, 대화면 대화, 커피면 커피, 게다가 훈남까지. 이 양반 왜 이리도 매력적이신가.
쾌활하면서도 은근히 카리스마가 있는 막내 지선이와 책을 좋아하는 조용한 맏언니 정경이는 작년에 이어 의전팀에서 드러내지 않으면서 수고했다. 로즈매리와 포즈를 취한 마리아는 우리뿐 아니라 여러 강사들을 편하게 지내게 했고, 우리와의 로토루아 여행에도 동행해 특유의 성실함과 쾌활함으로 시종 우리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녀의 인생 6막, 7막이 멋지게 전개되길 기원한다.
데본포트엔 이 집 말고도 잔잔한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샵들이 여럿 있지만, 자바 하우스는 오클랜드에 갈 때마다 한 번씩은 들리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 이런 풍경에 그 누가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을까. 아, 가장 중요한 커피맛. 최고는 아니어도 중상 정도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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