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wood Grove Walk
Posted 2012. 1. 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하무라나 샘(Hamurana Springs)이 연출하는 풍경에 감탄을 연발하며 걷던 우리 앞에 레드우드(Redwood) 나무들이 도열해 있었다. 우리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에도 그러했겠지만 좀 더 자연스럽게 위풍당당한 자태를 드러낸 것이다. 작은 숲을 뜻하는 grove를 썼지만, 제법 규모가 있었다.
레드우드는 미국 삼나무로도 불리는데, 캘리포니아와 뉴질랜드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위키백과는 이 나무의 수령을 2,500-3,000년, 최대 높이를 112미터에, 부피가 커서 거목 한 그루로 2천 개 정도의 식탁을 만든다는 믿기 힘든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이곳 안내판의 그림은 하무라나의 레드우드는 겸손하게(?) 55미터 정도 된다고 하는데, 이는 아마도 60여년 전에 처음 이땅에 심기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로토루아에서 더 많이 알려진 레드우드 숲은 우리가 간 곳이 아니라 따로 있는데, 그 수목원 삼림욕장(Redwood Memorial Grove)은 15분 코스에서 8시간 코스까지 다양한 트래킹 코스가 있다고 한다. 다시 뉴질랜드에 가게 되면 언제 하루 날을 잡아 가볼 만한 곳인 것 같다. 거기도 대단한 감흥을 불러일으켰겠지만, 귀국 전날의 우리에겐 폴모가 안내한 이곳(Hamurana Redwood Grove)이 안성맞춤이었다.
레드우드 숲을 산책하는 동안 우리가 할 일은 아주 단순했다. 자주, 아니 계속 고개를 들어 이 키다리 아저씨들을 마구 찬양하는 것과 마침 길가에 버려져 있던 나무 막대를 집어들고 순례자의 자세를 취하면 됐다.
한 가지 더. 이 숲에서 반드시, 꼭 해봐야 할 일은 이 나무들의 허리둘레를 재 보는 일이다.^^ 도저히 안할 수가 없다. 나무마다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대체로 어른 서너 명이 양팔을 뻗어야 겨우 닿거나 그래도 모자랄 정도로 이 친구들은 튼실하다.
우리를 찍어주던 폴모와 마리아를 불러 세웠다. 역시 화면에 젊은 친구들이 들어가니까 아연 활기를 띠고 재밌는 장면이 연출된다. 근데, 폴모, 뭐하고 있나?^^ 참, 이 나무의 벗겨진 껍질, 수피(樹皮) 가운데는 두께가 30센티에 이르는 것도 있다고 하니, 높이와 둘레를 유지하기 위한 생명력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두 여자 날 잡으셨다.^^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포즈를 취해가며 추억을 남긴다. 폴모는 그들을 찍고, 나는 다시 그네들을 찍는다.
귀국하고 며칠 안 지나 폴모가 카톡과 이메일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몇 장 보내왔는데, 그 중 마침 넷이 함께 찍은 셀카가 있어 반가웠다. 로즈매리는 자기 사진 가운데 제일 잘 나왔다며 이 사진을 꼭 넣으라 압박을 가해 온다. 네 사람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는 것 같다.
레드우드 나무는 키가 너무 커서 뿌리로부터 수분을 공급 받는 게 보통 일이 아니겠다 싶은데, 아니나 다를까 위키백과의 설명으로는 실제로 나무 윗 부분까지 수분이 전달되지 않아 마치 공중급유하듯 여름날 안개 꼈을 때 공중에서 수분을 흡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다. 아, 그런 방법이 있겠구나. 유레카! iami 특유의 팔짱낀 자세가 딱 어울리는 순간이다.
경이와 감탄을 연발하면서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우리는 걸었지만, 조깅하는 이들도 있고, 자전거도 가능해 보였다. 이 숲은 30분에서 한 시간이면 천천히 한 번 둘러볼 수 있어 아주 넓은 규모는 아니었는데, 이게 오히려 이 숲과 나무를 집중해서 구경하고 편하게 관찰하게 만든 것 같다. 로토루아 하무라나의 레드우드 나무숲, 뉴질랜드를 생각할 때마다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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