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 Collection
Posted 2012. 4.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계원대 정문 앞 갤러리 27에서는 주로 학생들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는데, 지난주엔
교수 두 사람의 작품이 걸렸다. 학교 갤러리라 전시 공간이 넓은 편인데, 한 사람이 한
층씩, 확실히 교수들은 전시공간에서도 우대 받고 있었다.
2층은 얼핏 봐선 전문가의 작품이라기보다 학생들의 습작 같은 느낌을 주었는데, 그만큼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8절 도화지 같은 작은 크기에 거의 단색 컬러 물감을
칠해 형태 위주로 그린 작품들을 여러 장씩 모아놓으니, 작품이 되었다. 이런 작품의 화제는
대개 약속이나 한듯 <Untitled>인 점도 흥미롭다.
이번엔 16절지 같은 더 작은 종이에 블랙 컬러만 사용한 드로잉 작품들을 모아 걸었다.
솔직한 느낌은 이런 것도 작품인가, 쯤 되는데, 작가가 나름대로 철학과 영감을 갖고 작품을
만들었을 테니 문외한이 궁시렁거릴 일은 아니다. 어쨌든 보기에 편한 것도 실력이다.
선을 이용한 드로잉 작품들도 모아놓으니, 뭔가 말을 하는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다.
보기엔 꽤 단순해 보이지만, 작가는 이 조합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선들을 그리면서
이리저리 조합한 끝에 이 작품을 내놓았을까.
1층엔 동양화, 그 중에서도 수묵화 풍의 기법을 사용한 듯한 작품들이 걸려 있었는데,
2층보다는 좀 더 작품스러워 보였다.^^ 마치 10폭 병풍화를 보는 것 같았는데, 이런 걸
병풍으로 하긴 좀 그럴 것이다. 가정보다는 빌딩 로비에 걸면 어울릴 것 같았다. 왼쪽 2-5번
그림만 당겨보니 길 같기도 하고, 의식의 흐름 같아도 보인다.
흑백 작품들 사이로 컬러로 포인트를 주니까 확실히 눈에 들어오긴 한다. 많은 색을
사용하지 않아도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고, 컬러를 잘 사용하면 멋진 대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느껴진다. 블랙과 컬러가 서로를 살려주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 비싸 보이지 않는^^ 드로잉 작품들이라 그런지 몰라도, 액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핀으로 벽면에 작품들을 고정시켜 놓은 점도 좋게 보였다. 보기에 편했고 작품들을
보면서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니, 이 점에서 두 작가의 전시는 적어도 내게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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