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나는 의자
Posted 2012. 6.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주일 이른 아침 견우봉 등산을 마치고 조개울에 내려와 주변에 뭐가 있나 살펴보는데,
라이더빌이라는 오토바이 엔진과 뼈대들을 활용한 장식품들을 세워둔 카페가 보였다. 공룡
모양이라든지 재밌는 설치물들이 많았는데, 한켠에 더 재밌어 보이는 의자가 눈에 띄었다.
음~ 이런 걸 못 보고 돌아갈 내가 아니지.^^
재밌다고 해야 할지, 특이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풀밭 위 양쪽에 색깔이 다른
변기 두 개를 놓고 그 위에 판대기를 얹어 야외 벤치를 만들어 놓았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기발하고 독특한 취향이었다. 파스텔톤의 판대기 길이나 폭을 볼 때 아무렇게나 놓은 게
아니고, 예술가의 머릿속에서 제대로 규격을 맞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그림을 보면서 스멜을 논하는 이들은 하수다. 이럴 땐 향기라고 불러주어야 마땅하다.^^
풀밭 위의 향기 나는 의자 정도는 떠올려 주는 게 매너다. 풀만 아니라 흙과 돌까지 대체로
컬러 매칭까지 잘된 작품이다.^^
저렇게 놓았으니 원래의 용도와는 달리 쓰일 수밖에 없을 텐데, 아닌 게 아니라, 변기통은
간이 쓰레기통으로 변신해 있었다. 왼쪽 변기 끝에는 인형 하나를 세워 포인트를 주었는데,
마치 골프채를 들어올린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그의 나이스 드라이브 샷은 심중팔구 오른쪽
변기의 물 흐르는 구멍을 목표로 했을 것이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당 Rider Vill (7) | 2012.06.11 |
---|---|
돌탑정성1 (2) | 2012.06.10 |
우편함과 소리함 (2) | 2012.06.05 |
[호외] 방문객 단위가 바뀌다 (2) | 2012.06.04 |
뿌리 깊은 나무, 뿌리 드러낸 나무 (2) | 2012.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