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과 치킨 케밥
Posted 2012. 6. 19.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6월 한 달 간 <이웃, 또 다른 우리>에 대한 시리즈 설교가 진행되면서 지난 주일은
예배 전후에 타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주일로 보냈다. 페루, 방글라데시, 키르키스스탄,
요르단, 중국 등 가정교회들 가운데 후원하는 선교지를 알리는 테이블도 마련해 의상, 풍습,
선교적 필요 등을 알리고, 간단한 먹을거리들을 준비해 손님들(?)을 받았다. 예배 찬양도
우리말과 중국어, 영어로도 부르고, 인도네시아어로 짧은 간증도 들었다.
자료만 전시한 곳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먹을거리를 준비해 간단히 시식하게 하는
코너들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대추야자, 무화과, 우슬초 차를 준비한 곳도 있었고,
아예 야자와 두리안을 갖다 놓은 곳도 있었다. 두리안은 익히 알려진대로 냄새가 대단했는데,
예배 후엔 실제로 먹어보게도 했다. 처음 먹어보는 이들의 표정은 볼만했다.^^(우린
오래 전에 말레이시아, 싱가폴에서 먹어본 적이 있어 잘 먹는다.)
전시 공간을 넘어 아예 음식을 만들어 팔기도 했는데, 핫 스팟은 단연 이라크 형제가
하는 케밥 코너였다. 우리처럼 점심으로 사 먹는 이들도 많아 문자 그대로 장사진(長蛇陣)을
쳤는데, 우리도 30분쯤 기다렸다가 매운맛과 중간맛으로 하나씩 사 먹었다. 오른쪽에
흰옷 입고 있는 이는 이 행사를 기획한 김동문 선교사이다.
재료는 단출했다. 또띠야에 쏘스를 바른 다음 치킨 썬 것을 한 웅큼 집어 넣고, 양상추와
양파 썬 것, 피클 몇 개와 토마토 슬라이스를 넣은 다음에 말아주면 됐다. 하나에 4천원
받았는데, 가정교회 식구들과 먹으려는지 여러 개를 사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케밥이 인기인 것은, 아무래도 주재료라 할 수 있는 치킨을 둘둘 말아 돌리는 기계를
보는 재미일 법 싶은데, 도대체 치킨 몇 마리가 켜켜이 싸여 있는 건지, 칼로 쓸어내도
도무지 줄어드는 기미가 안 보였다. 이런 거 보면서 안 먹고 싶은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훈남 이라크 형제의 미소가 부드럽다. 옆에서 주문을 받아주는 한국인 자봉이 있긴
했어도 혼자 썰고 말면서 서빙해야 했는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장사가 잘 되는데, 힘들
겨를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짜잔~ 딱 한뼘 크기 20cm 길이니까 서너 번 베물어 먹기에 딱이었는데, 맛도 괜찮고
한 끼 식사로 손색없었다. 의외의 소득도 있었는데, 로즈마리가 집에서 퀘사디아 재료를
응용해 한 번 만들어 보겠단다. 요즘 가끔 집에 손님을 부르면 애피타이저로 퀘사디아를
냈는데, 메뉴가 하나 추가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