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샌드위치
Posted 2012. 7. 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
미국 시간으로 6월 말일 토요일 저녁 인디애나폴리스 공항에 도착했다. 짐을 찾고 1층 Baggage Claim에서 다른 지역에서 막 도착한 코스타 간사들 - 다 자원봉사자들이다 - 을 만나 한 시간 반 떨어진 테일러대학(Taylor University)에 무사히 도착했다.
미리 와 있던 Shiker님(안상현 목사)과 권오승 박사와 밤 3시까지 이런저런 애기들을 나누다가 6시에 일어나 캠퍼스를 1/3쯤 둘러보고, 식당에서 간사들의 도움으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 - 고맙게도 여긴 무료다 - 한 다음, 미리 들어와 있는 20여 명의 간사들과 함께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 메뉴는 샌드위치와 오렌지 쥬스 그리고 수박.
그런데 샌드위치 맛이 보기와는 달리^^ 제법이다. 시장하지도 않은데, 살짝 끌리는 맛이 있는 게 계속 들어간다. 미국 밀로 만든 빵이어서인가?^^ 구우면서 무슨 요술을 부린 것 같다. 광장시장 마약김밥마냥 입으로 계속 들어간다. 한 장이면 적당한 양이지만, 이런 맛이면 플러스 한 장은 기본 에티켓이다. 이런 거 많이 안 먹어주면 만든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다.
특별한 재료를 쓴 건 아니었다. 그저 계란 풀고 야채 잘게 썰어 섞어서 척척 부친 다음에 버터 발라 구운 빵 사이에 대충 큼지막하게 넣어 산처럼 쌓아 테이블별로 내놓은 것이다. 집에서 보통 해 먹는 것과 그리 다를 바 없는, 나도 만들 수 있는 평범한 샌드위치였고, 도착해 10시쯤 늦은 저녁을 했던 터라 그리 시장하지 않았는데도 입에 달았다.
첫 장을 먹을 땐 몰랐는데, 두 장을 먹을 때 보니 쨈이 살짝 발라져 있어 단맛을 낸 것 같았다. 누구나 만들법한 이 샌드위치에 마약 칭호가 아깝지 않은 것은, 함께 수고할 간사들을 위해 몇몇이 아침 일찍부터 마음으로 재료를 다듬고 구워냈기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샌드위치 한 장에서 더불어 함께 열어가는 이들의 숨은 노력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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