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스캐년 트레킹1 - 또 다른 경이
Posted 2012. 8. 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Wow! Grand Canyon7월 9일, 그러니까 한 달 전 월요일. 전날 그랜드 캐년 여행을 마치고 아리조나 주의 페이지(Page)란 작은 동네에서 저녁을 먹고 근방의 Carmel Junction에 있는 베스트웨스턴 모텔에서 숙면을 취하고, 붙어 있는 식당에서 오믈렛과 스킬렛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두 번째 여정인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89번 도로는 경치가 아름다운 길(Scenic Byway)로 부르면서 따로 팻말을 그려놓을 정도로 도로변 풍경이 괜찮았다. 어제와 그저께 달렸던 황량한 아리조나 풍경과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브라이스 캐년 입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보통은 인물을 안 넣는데, 캐년에 왔다는 흥분과 조형물의 크기를 짐작하게 하기 위해 둘 또는 셋이 들어간 사진을 남겼다. 부녀의 포즈가 단정하고 지극히 모범적이다. 늘 이랬으면 좋겠네~! 헤이 g, 보고 있나?
Shiker님으로부터 이번 여행의 대략적인 여정에 관한 정보를 몇 달 전에 받아놓고도 사전 조사를 전혀 하지 않은 나는, 솔직이 캐년이 다 거기가 거기지 뭐가 다르겠나, 왜 그랜드 같이 그랜드한 데서 넉넉히 머물면서 이 코스 저 코스 트레킹하는 것도 좋을 텐데 이렇게 몇 시간씩 운전하면서 찾아볼 만한 굉장한 게 있을까 하는 실로 무식하고 무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브라이스 캐년 앞에 당도했을 때, 왜 이곳을 두 번째 코스로 잡았는지 금세 느낄 수 있었다. 아~ 장난이 아니었다!! 뭐, 이런 데가 다 있나? 오~ 이건 도대체 뭐지? 어떻게 이런 풍경이 숨어 있었던 거야! 등등 형언하기 어려운 감탄과 경탄이 흘러나올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Shiker님이 옳았다. 고마웠다. 쉽게 만들기 어려운 여행 찬스에서 여길 빼놓을 순 없었던 것이다.
어제 본 그랜드 캐년과는 또 다른 대협곡의 속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랜드 캐년 전망대에서 바라본 간격보다 가까워 눈에 바로 잡힐 듯한 자리에서 강렬한 햇살 아래 붉은 빛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맘껏 표출하는 후두(Hoodoo)라 불리는 저 기둥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단 말인가.
마치 체스판의 병정들 같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영화의 배경이나 캐릭터 같기도 한 이 거대한 기둥들은 눈앞에 보면서도 실제 같지 않은 환상의 세계로 우리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군데군데 삐죽삐죽 보이는 나무가 없었더라면 정말 인공 세트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아니 이런 모양과 풍경은 도저히 만들어 낼 수 없을 것이기에 색다른 의미에서 멘붕 상태에 잠시 빠져 있다 나왔다.
이런 곳은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서 감탄사를 쏟아내다 발길을 돌리기엔 너무 아깝다. 위험해서 아예 못 내려가도록 막아놨으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속살이 어떠한지, 아래에서 보는 풍경은 어떤지 당연히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고, 여러 번 와 본 Shiker님은 위에서 쉬고, g와 나는 저 아래 보이는 데까지만 갔다 돌아와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받고 내려갔다 왔다. 신기함과 호기심에 들뜬 나는 슬쩍 한 코너쯤 더 갔다 돌아오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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