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휴식
Posted 2016. 6.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지난 주말에 덕풍골 학유정 약수터에서 위례둘레길에 들어서서 이성산성까지 가벼운 트레킹을 했는데, 숲길을 벗어나 능선이 나오면서 검단산과 예봉산 자락이 펼쳐보이는 전망 좋은 지점에 이르렀다. 아주 높은 지대가 아니면서도 탁 트인 경치가 그만이었는데, 벤치만 놓긴 아까웠는지 아름드리 소나무 두 그루 사이로 햇볕과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지붕까지 있는 마루가 놓여 있었다.
앉아서 주변 경치를 바라보기도 좋고, 배낭에 가져온 도시락이며, 물과 커피, 과일 등 가벼운 주전부리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기에 적당한 위치였다. 게다가 나무로 만든 마루에는 비닐 장판까지 씌워 놓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먼저 오른 이가 자기집 안방인양 편해 보이는 자세로 누워 있었다. 등산화는 벗고, 폴대는 세워놓고, 메고 온 배낭은 베개 삼았는데, 아마 처음에는 등을 붙이고 누웠다가 이리저리 뒤척이며 모로 눕기를 여러 번 하다가 잠이 든 모양새였다.
경치를 바라보려 옆을 지나가다 보니, 어랍쇼! 혼자가 아니었다. 동행이 있었는지, 벙거지로 얼굴을 가린 이가 옆에 누워 있었다. 나란히 누운 걸로 봐서 친구 사이로 보였는데, 모르긴 해도 막걸리 한 잔씩 걸치고 잠시 누워 쉰다는 게 단잠에 빠진 모양이다. 너무 오래 둘이 독차지하기엔 미안했던지, 아니면 오가는 사람들의 인기척에 잠을 깼는지 돌아오는 길에 보니 다른 이들이 여럿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사람 없을 때 나도 한 번 누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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