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돌탑
Posted 2016. 6.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위례둘레길에 있는 이성산에 거진 올라가면 돌탑 한 무더기가 반겨준다. 위는 돌탑 모양이지만,아랫쪽은 돌담 모양을 하고 있어. 올라가면서 보면 돌탑이고, 올라와서 보면 돌탑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돌담이다. 산마다 여기저기 크고작은 돌들로 얼기설기 쌓아놓은 돌탑들을 볼 때마다 누가 쌓고, 왜 쌓았을지 궁금해진다. 그저 돌 몇 개 올려놓은 것들이야 산객들이 오며가며 쌓았겠구나 싶지만, 제법 정밀하게 각과 열을 맞춰 높이 쌓은 돌탑들은 정성과 끈기 없인 어렵기 때문이다.
돌탑정성 (6/10/12) 돌탑정성3 (7/29/12)
돌탑은 크건 작건 하단부의 튼튼한 기초는 필수적이고, 높이와 둘레 그리고 상단부의 모양새로 안정성, 기술성, 모험성 등의 점수를 매길 수 있는데, 크게 봐서 기술 점수와 예술 점수를 받게 된다. 심사위원들은 그리 까다롭지 않은 장삼이사(張三李四) 등산객들인데, 개중에는 심사워언 본분을 넘어 자신도 직접 참여해 위에 돌 하나 얹어 놓는 오지랖 넓은 행위예술가들도 왕왕 있다.^^
이 돌탑은 상단부를 큰 돌 몇 개로 모양과 각을 맞춰 놓은 다음 꼭대기에 성인이나 현자 모양을 하고 있는 돌을 골라 올려놓은 게 돋보였다. 마침 돌 색깔도 달리해 얼핏 보면 무슨 사람 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수호신을 나타내려 한 것 같기도 한데, 그 다음주에 가 보니, 주중에 바람이 조금 세게 불어댔는지, 맨 위에 서 있던 돌이 쓰러지고 없어졌다. 그러면 그렇지, 돌이 무슨 수호신이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