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넓은 소나무처럼
Posted 2020. 12.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요즘 약수터에 물 뜨러 갈 땐 아내가 동행한다. 12리터 물통 두 개에 물을 채워 차에 실어놓고, 둘레길을 한 시간 정도 산책하다 오는데, 가끔은 조금 길게 이성산까지 갖다 온다. 이성산은 2백 미터 남짓한 나즈막한 동네산이지만, 그래도 살짝 등산하는 재미가 있어 등산화를 신고 미니 배낭에 물과 뜨거운 차를 갖고 간다.
이성산 꼭대기는 아니지만, 오르막이 거의 끝나는 지점은 이성산성 유적지 발굴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팔당 예봉산과 하남 검단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라 쉬어 가는 이들이 많다. 커다란 소나무들이 반겨주는데, 새로 놓은 벤치에 앉으면 멀리 펼쳐지는 산세들과 앉아서 쉬는 이들 그리고 커다란 소나무들이 반겨준다.
한여름이면 풍성한 그늘로 지친 등산객들을 맞이하던 소나무는 여전히 건재하고, 변함 없는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나무의 강인하고 사철 이렇다 크게 바뀌지 않는 뚝심은 볼 때마다 인상적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년에도 부지런히 다니면서 이 친구와 눈을 맞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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