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arkable Hayne!
Posted 2009. 12. 7. 10:11, Filed under: I'm wandering/Purple Cow
올림픽이 열리고 5공 청문회가 한창이던 초겨울에 첫아이를 얻었다. 그 전해 9월에
결혼했으니, 신혼 6개월 지나고 생긴 아이였다. 그땐 성별감별 같은 게 유행이지 않아
낳기 전까지 긴가민가 했는데, 다들 부러워하는 첫딸이었다.
좋아하는 시인의 이름대로 아이를 불렀다. 영어 이름을 따로 안 써도 어색하지 않도록
스펠링도 문교부가 정한 어정쩡한 haein이 아닌 발음하기 좋은 hayne으로 붙였다.
엄마빠의 좋은 점을 고루 갖춘 아이는 주위 사람들의 축복 속에 잘 자라주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특별히 잘해 준 게 없는데도,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터득하고
적응하고 어울리면서 남부럽지 않은 재목으로 계속 커가고 있다. 이 나이 아이들이 그렇듯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어떤 모습의 삶을 만들어 나갈지 지켜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퍼플 카우(Purple Cow)는 세스 고딘(Seth Godin)이 쓴 마케팅 용어인데, 나는 기꺼이
내가 생각하는 이 카테고리의 첫 작품으로 이 아이를 드는 것으로 스물 한 번째 생일을 맞은
아이를 축하하고 싶다. Remarkable Hayne!
몇 년 전 내가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프랑스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우리는 동화에나 나옴직한 소 떼 수백 마리가 고속도로 바로 옆
그림 같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모습에 매혹되었다.
수십 킬로미터를 지나도록 우리 모두는 창 밖에 시선을 빼앗긴 채 감탄하고 있었다.
"아,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채 이십 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소들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새로 나타난 소들은 아까 본 소들과 다를 바가 없었고,
한때 경이롭게 보이던 것들은 이제는 평범해 보였다.
한마디로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소 떼는,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내 지루해진다.
그 소들이 완벽한 놈, 매력적인 놈, 또는 대단히 성질 좋은 놈일지라도,
그리고 아름다운 태양빛 아래 있다 할지라도,
그래도 지루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만일 '보랏빛 소'라면......
자, 이제는 흥미가 당기겠지?
- <보랏빛 소가 온다> 안 표지 소개글
결혼했으니, 신혼 6개월 지나고 생긴 아이였다. 그땐 성별감별 같은 게 유행이지 않아
낳기 전까지 긴가민가 했는데, 다들 부러워하는 첫딸이었다.
좋아하는 시인의 이름대로 아이를 불렀다. 영어 이름을 따로 안 써도 어색하지 않도록
스펠링도 문교부가 정한 어정쩡한 haein이 아닌 발음하기 좋은 hayne으로 붙였다.
엄마빠의 좋은 점을 고루 갖춘 아이는 주위 사람들의 축복 속에 잘 자라주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특별히 잘해 준 게 없는데도, 아이는 스스로 생각하고 터득하고
적응하고 어울리면서 남부럽지 않은 재목으로 계속 커가고 있다. 이 나이 아이들이 그렇듯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어떤 모습의 삶을 만들어 나갈지 지켜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퍼플 카우(Purple Cow)는 세스 고딘(Seth Godin)이 쓴 마케팅 용어인데, 나는 기꺼이
내가 생각하는 이 카테고리의 첫 작품으로 이 아이를 드는 것으로 스물 한 번째 생일을 맞은
아이를 축하하고 싶다. Remarkable Hayne!
몇 년 전 내가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프랑스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우리는 동화에나 나옴직한 소 떼 수백 마리가 고속도로 바로 옆
그림 같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모습에 매혹되었다.
수십 킬로미터를 지나도록 우리 모두는 창 밖에 시선을 빼앗긴 채 감탄하고 있었다.
"아,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채 이십 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소들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새로 나타난 소들은 아까 본 소들과 다를 바가 없었고,
한때 경이롭게 보이던 것들은 이제는 평범해 보였다.
한마디로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소 떼는,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내 지루해진다.
그 소들이 완벽한 놈, 매력적인 놈, 또는 대단히 성질 좋은 놈일지라도,
그리고 아름다운 태양빛 아래 있다 할지라도,
그래도 지루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만일 '보랏빛 소'라면......
자, 이제는 흥미가 당기겠지?
- <보랏빛 소가 온다> 안 표지 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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