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있음에
Posted 2014. 4.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보고 있다. 다른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제일 작은 번호를 가진 공중파 뉴스를 마지 못해 가끔
보는데, 요즘 같이 일주일째 너나 할 것 없이 비슷비슷한 내용으로 도배하듯 천편일률적인
보도를 하는 상황에선 마음 같아선 꺼버리고 싶지만, 안 볼 수 없어 TV를 틀어놓고
여기저기 보게 된다.
손석희 씨가 진행하는 JTBC 9시 뉴스가 연일 화제를 낳고 있는데, 남들처럼 써 준 뉴스를
읽는 게 아니라 데스크에서 바로 취재하며 만들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나운서에서
기자로 전업한 경력이 읽혀지고, 다년간 <백분토론>과 <시선집중>에서 다져진 선구안으로
그의 뉴스에선 요즘 다른 데선 읽을 수 없는 진정성이 단연 돋보인다. 적어도 어떤 필터링이나
스크리닝, 가이드라인 없이 사건 그 자체로 들어가려는 질문과 문제의식을 공감할 수 있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그가 사장급으로 있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신속, 정확, 공정이란 가치들이 무색해진 가운데 다른 땡~ 뉴스들, 초보 뉴스들과는
접근방식부터 다른 그의 뉴스가 계속해서 감각이 녹슬지 않고, 종편의 구조와 논리 속에서
굴절되지 않고, 이 엉성하고 무기력하고 품위마저 잃어버린 시대속에서 적어도 정확히,
아니 최소한 공정하게 그래도 들을만한 뉴스와 저널리스트로 버텨주고 롱런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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