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노래, 바다여 당신은
Posted 2013. 9.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Dedicated to, 책이나 노래를 누군가에게 헌정할 때 쓰는 말이다. 책은 아직 헌정 받지 못했지만, 노래는 일찍이 한 번 받아봤다. 결혼하기 전에 다니던 모교회에서 대학부 후배들을 돕고 있었을 땐데, 피아노를 전공하는 후배 명선이가 내가 좋아하는 시에 곡을 붙여준 것이다. 1984년 10월에 받았으니 거의 30년 전 일이다.
대학 시절에 내가 좋아했던 이해인 수녀시인의 <바다여 당신은>은 1976년에 낸 첫 시집 <민들레의 영토> 맨 처음에 실려 있는데, 1965년 작품으로 여고 3학년 때 쓴 시로 알고 있다. 바다에서 태어나거나 자라지 않은 내게 유난히 울림이 강한 시였는데, 이런저런 자리에서 이 시를 자주 말하다 보니, 어느날인가 시에 맞춰 곡을 한 번 써 봤다면서 전해준 것이다.
D major로 시작하는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다시 보니 악보엔 반 음 높은 E 플랫으로 돼 있다. 대학부 시절 애용하던 바인더 노트 맨 뒤 비닐칸에 반 접어 꽂아 두고는 한동안 잊고 지냈다. 나를 위한 노래니까 악보가 없어지더라도 멜로디는 흥얼거려 어느 정도 복원할 순 있었겠지만, 악보가 온전히 남아 있어 이렇게 디지털 세계로 전승되게 됐다.
g의 이름이 수녀님과 한자 海仁까지 같은 것은, 결혼해서 딸을 낳으면 무조건 이 이름을 짓겠다고 총각 때부터 떠벌이고 다녀서이기도 한데, 지금도 잘 지은 이름이라고 자부한다.^^ 돌아가신 큰 형님은 일중(一中) 선생 문하에서 서예를 하셨는데, 한 번은 전시회를 앞두고 시를 고르시길래 이 시를 써 달랬더니, 전시회를 마치고 이 시를 좋아하는 팬의 집에 배달돼 그후 우리집 거실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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