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자벳
Posted 2013. 8.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제안을 해 왔다. 오스트리아 엘리자벳 왕후 이야기인데, 옥주현과 시아준수가 나오는 날
티켓을 구했다는 거다. 그 정도면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 오케이하고선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 조금 여유 있게 들어갔는데, 일찍부터 팬들의 열기가 느껴지는 게 장난이 아니었다.
오늘의 출연진 안내판에 관객들이 몰려들더니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찍고
또 찍는데, 몰려든 관객들이 전부 여성들이라는 것과, 소녀들부터 이삼십대만 아니라 중년층에,
그 이상으로 보이는 여성 관객들도 제법 된다는 것과,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도 상당수 눈에
띄는 게 이런 풍경에 별로 익숙치 않은 내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29일 캐스팅은 특히 화려했는데, 주역급에 옥주현, 김준수와 함께 박은태가 나와
김소현, 박효신, 이지훈 등 역시 만만치 않은 다른 날 캐스팅에 비해 더 시끌시끌하고
기대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 같았다. 나야 옥주현이 나오니까 표정관리하고 보는 거지만,
대부분의 여성 관객들은 준수를 보러 온 것 같았다.
두 사람의 노래와 연기도 좋았지만, 내게 더 어필한 이는 해설자로 나와 전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박은태였다. 와우~ 이름만 알고 있었는데, 노래와 연기, 춤, 애드립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실질적인 에이스였다.
준수가 나오는 날은 전석 매진이라 표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는데, g가 원래 자기가
보려고 샀다가 내게 준 좌석은 3층 중앙의 맨뒤 좌석이었다. 조금 멀어서 그렇지 편하고
좋은 자리였다. 쌍안경을 갖고 가서 주요 장면은 배우들을 클로즈업해 볼 수 있었다.
양옆을 비롯해 주위는 온통 절믄 여성관객들.^^ 이미 옥주현-박효신-박은태가 나오는 날
공연을 엄마와 봤던 g는 준수가 나오는 공연을 보려고 표를 구해두었던 건데, 내게 양도하고
2층의 시야방해석이란 저렴한 티켓을 또 어떻게 구했는지, 게서 봤다. 깜찍한 녀석!
1부(75분)가 끝나고 인터미션에 로비로 나가보니 관객들이 삼삼오오 앉거나 서서 방금
전까지의 흥분과 환호를 가라앉히면서 피드백들을 나누고 있었다. 정확하진 않아도 95%가
여성관객일 듯 싶은데, 우리도 당근 이 분위기에 맞춰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회전무대와
화려한 의상 등을 놓고 신나는 대화를 나누고 2부(80분)를 마저 보니 어느새 밤 11시.
커튼콜의 마지막 두 번째로 준수가 나올 때, 세상에! 여성관객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순식간에 다같이 질러대는 고함과 환성, 탄성과 박수소리라니! 오랜만에 귀 터지는 줄 알았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오기라도 한 듯, 그녀들은 열렬한 지지와 애정을 보냈다. 그리고 이날의
히로인 옥주현이 무대에서 모두 다 쏟아내고 힘이 빠진듯한 모습으로 박수를 받았다.
그래, 니들은 준수 해라, 난 옥주현과 박은태에 박수를 좀 더 보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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