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속살
Posted 2012. 11.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우리집에서 걸어서나 차로 10분 안팎으로 쉽게 등산로에 접근할 수 있는 산은 검단산과
예봉산, 예빈산인데, 남한산성 북문으로 향하는 고골 등산로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옛날에
세금으로 낼 쌀을 등에 지거나 마차로 나르는 길이었다 해서 세미(稅米)길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이 길은 북문까지 1km 남짓한데다가 완만해서 15분에서 20분밖에 안 걸리는 짧은 등산로지만,
그 간직하고 있는 풍경이 웬만한 산 못지 않아 계절마다 한 번씩 마실삼아 오르내리게 된다.
서너 해 전 처음 이 길을 알게 됐을 땐 마침 한여름이었는데, 울창하면서도 사람 손을 덜 탄
숲은 TV로 보던 호주나 뉴질랜드의 청정 숲길의 축소판인양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바로 멈춰 구경하면서 집 근처에 이런 길이 있다는 걸 감사하며 즐기곤 했다. 쉬엄쉬엄
북문에 이르면 거기서부턴 또 남한산성 경내나 성곽길이 이어져 한 번에 두세 가지를 맛볼 수
있는 므훗한 등산로가 됐다.
단풍이 한창인 11월 첫 주 토요일 낮에 로즈마리와 그 길에 들어섰다. 원래 계획은 서둘러
올라가서 단풍이 절정일 남한산성의 붉고 노랗고 화려한 단풍 사진을 몇 장 얻으려는 것이었지만,
이 길에서 이미 가을 풍경의 마중을 받으면서 마음이 물들기 시작했다. 정신사나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지들 사이로 비치는 단풍 기운이 주변 풍경을 화사하게 물들이면서 묘한 앙상블을
연출하고 있었다.
예봉산, 예빈산인데, 남한산성 북문으로 향하는 고골 등산로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옛날에
세금으로 낼 쌀을 등에 지거나 마차로 나르는 길이었다 해서 세미(稅米)길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이 길은 북문까지 1km 남짓한데다가 완만해서 15분에서 20분밖에 안 걸리는 짧은 등산로지만,
그 간직하고 있는 풍경이 웬만한 산 못지 않아 계절마다 한 번씩 마실삼아 오르내리게 된다.
서너 해 전 처음 이 길을 알게 됐을 땐 마침 한여름이었는데, 울창하면서도 사람 손을 덜 탄
숲은 TV로 보던 호주나 뉴질랜드의 청정 숲길의 축소판인양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바로 멈춰 구경하면서 집 근처에 이런 길이 있다는 걸 감사하며 즐기곤 했다. 쉬엄쉬엄
북문에 이르면 거기서부턴 또 남한산성 경내나 성곽길이 이어져 한 번에 두세 가지를 맛볼 수
있는 므훗한 등산로가 됐다.
단풍이 한창인 11월 첫 주 토요일 낮에 로즈마리와 그 길에 들어섰다. 원래 계획은 서둘러
올라가서 단풍이 절정일 남한산성의 붉고 노랗고 화려한 단풍 사진을 몇 장 얻으려는 것이었지만,
이 길에서 이미 가을 풍경의 마중을 받으면서 마음이 물들기 시작했다. 정신사나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가지들 사이로 비치는 단풍 기운이 주변 풍경을 화사하게 물들이면서 묘한 앙상블을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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