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나무 의자
Posted 2012. 11.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백운대 가는 길가 바위 옆에 고만고만한 돌이 여럿 놓여 의자 구실을 하고, 그 앞에 나무
의자 셋이 함께 자리를 잡았다. 혼자 쉬어 가기엔 그렇고 일행이 서너 명은 돼야 어울리는
쉼터였다. 등산로 초입은 지났지만,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니어서 배낭 내려놓고 땀을 닦을만한
위치도 아닌데, 어떻게 쉼터가 됐는지 모르겠다.
대개 쉼터는 조금 한가친 곳에 설치되고, 오르내리는 이들의 시선을 직접 받지 않아야
앉아서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까 먹는 재미가 있는데, 여긴 바로 옆이 등산객들 다니는 길이라
서로가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그래도 아주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
싶었는데, 내려올 때 보니 그 중 가운데 서 있던 제일 키 큰 나무의자가 바람이 불었는지,
앉았던 이가 너무 힘을 주면서 일어났는지 그만 넘어져 있었다.
어쩌면 왼쪽 나무에 앉았던 이가 배낭을 흙에 묻지 않게 놓으려고 쓰러뜨려 놓았거나,
의자가 높아 앉기 불편해 눕혀놓고 잠시 앉았다가 일어선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바위들과
눈싸움을 벌이다가 도무지 꿈쩍도 않고 미동도 않는 절대 강자를 만나 제풀에 지쳐 나자빠져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셋이 서 있을 때는 제법 쉼터처럼 보이던 것이 하나가
넘어져 있으니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 되었다.
물론 모양새야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게 보기 좋겠지만, 그 중 한두 개가 쓰러져 있다고
해서 쉼터 구실을 못하는 건 아닐 것이다. 힘들 땐 그냥 맨바닥에도 주저앉는 법인데, 이렇게
돌이나 의자가 놓여 있으면 감지덕지해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하루 종일
서 있다가 피곤해서 누운 이 친구를 사마리아 사람 같이 선하고 부지런한 어느 누군가가
다가가 일으켜 세워 또 다시 쉬어 가는 의자 소임을 감당하게 할지.
의자 셋이 함께 자리를 잡았다. 혼자 쉬어 가기엔 그렇고 일행이 서너 명은 돼야 어울리는
쉼터였다. 등산로 초입은 지났지만, 그리 힘든 구간은 아니어서 배낭 내려놓고 땀을 닦을만한
위치도 아닌데, 어떻게 쉼터가 됐는지 모르겠다.
대개 쉼터는 조금 한가친 곳에 설치되고, 오르내리는 이들의 시선을 직접 받지 않아야
앉아서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까 먹는 재미가 있는데, 여긴 바로 옆이 등산객들 다니는 길이라
서로가 부담스러울 것 같았다. 그래도 아주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
싶었는데, 내려올 때 보니 그 중 가운데 서 있던 제일 키 큰 나무의자가 바람이 불었는지,
앉았던 이가 너무 힘을 주면서 일어났는지 그만 넘어져 있었다.
어쩌면 왼쪽 나무에 앉았던 이가 배낭을 흙에 묻지 않게 놓으려고 쓰러뜨려 놓았거나,
의자가 높아 앉기 불편해 눕혀놓고 잠시 앉았다가 일어선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바위들과
눈싸움을 벌이다가 도무지 꿈쩍도 않고 미동도 않는 절대 강자를 만나 제풀에 지쳐 나자빠져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셋이 서 있을 때는 제법 쉼터처럼 보이던 것이 하나가
넘어져 있으니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 되었다.
물론 모양새야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게 보기 좋겠지만, 그 중 한두 개가 쓰러져 있다고
해서 쉼터 구실을 못하는 건 아닐 것이다. 힘들 땐 그냥 맨바닥에도 주저앉는 법인데, 이렇게
돌이나 의자가 놓여 있으면 감지덕지해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혹시 누가 알겠는가. 하루 종일
서 있다가 피곤해서 누운 이 친구를 사마리아 사람 같이 선하고 부지런한 어느 누군가가
다가가 일으켜 세워 또 다시 쉬어 가는 의자 소임을 감당하게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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