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릴 건 살린다
Posted 2012. 12. 2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웰링턴 거리를 걷던 중 길가에 신축 중인 건물 공사 현장을 지나게 됐는데, 가만히 보니 길가 쪽, 그러니까 건물 앞 부분은 이전에 있던 건물의 외벽을 그대로 살린 채 안쪽만 새로 공사 중이었다. 아마도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이었거나 전통이 있는 건물이어서 외벽을 옛 모습 그대로 남겨두는 것 같았다. 내부는 현대적으로 새로 만들면서도 거리 풍경은 그대로 유지하려는 노력을 볼 수 있었다.
젊은이들의 거리 쿠바 스트릿(Cuba Street) 길 모퉁이엔 버거킹 간판이 달린 건물이 있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햄버거 파는 건물치곤 꽤 있어 보였다. 자세히 보니 건물에 Bank of New Zealand라고 새겨져 있었는데, 우리로 치면 한국은행 옛 건물쯤 되는 셈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은행은 번듯한 새 건물로 옮긴 것 같은데, 이런 건물을 인수해 점포를 내는 버거킹이나. 대표적인 외국 상업 브랜드에 선뜻 자리를 내주는 웰링턴 당국이나 막상막하.
한눈에 보기에도 무척 오래돼 보이는 건물들이 색이 바랜 채로, 마치 버려진 건물인 양 그래피티 낙서 범벅이었는데, 흥미롭게도 층간 연결 철제 계단을 건물 바깥에, 그것도 보통은 뒷골목쪽에 있을 법한 것들이 대로변에 설치돼 있었다. 원래부터 저 자리에 있었는지, 아니면 중간에 저리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그냥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개성이랄까 고집 그리고 실용감각 같은 게 느껴지면서 편하게 다가왔다.
'I'm traveling > Kiwi NewZea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Waikite Valley Spa (2) | 2012.12.27 |
---|---|
무지무지 긴 마오리 말 (2) | 2012.12.25 |
마음에 드는 건물 (2) | 2012.12.23 |
마음에 드는 디자인 (2) | 2012.12.22 |
Wellington Story 12 - 코롤라의 놀라운 연비 (2) | 2012.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