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kite Valley Spa
Posted 2012. 12. 2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요즘 같이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는 날이면 뉴질랜드의 유황천 스파 생각이 간절하다. 3년 동안 코스타를 가는 동안 매번 마치고 강사들의 1박2일 여행이 이어졌고, 이때 빼놓지 않고 들리는 게 스파이다. 3박4일간 애쓴 강사들의 노곤한 심신을 온천욕을 통해 회복시켜 주려는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올해 우리가 간 곳은 관광지 로토루아에서 널리 알려진 데는 아니지만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와이키테 계곡(Waikite Valley)에 있는 스파였는데, $13 정도 받는 가격도 저렴하고 물도 좋은데다 주변 경관까지 갖춘 그야말로 자연친화적인 곳이었다.
유황천은 일단 뿌연 연기가 솟아오르는데다 계란 썪는 냄새에 미끌거리는 촉감까지 다른 온천들과는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 여기는 다행히 냄새가 그리 심하진 않았다. 이런 온천은 일단 연기로 한몫 보는데,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면 뭔가 굉장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만 설치하고, 나머지는 최대한 자연 경관 그대로를 살리려 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당연히 끓는 물에는 조심을 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온천에 오면 자칫 기분이 들떠서 전시용으로 마련해 놓은 온천수 흐르는 곳에 부지불식간에 손을 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땅 색깔이 거멓게 바뀐 것만 봐도 지열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개 스파는 37-39도 정도의 온도가 적당한 탕부터 점점 뜨거워지는 서너 개의 탕을 갖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노천탕(露天湯) 형태라 실내에 위치한 것들에 비해 체감도나 분위기에서 일단 점수를 먹고 들어갔다. 어떤 탕은 지붕을 해 놓았고, 다른 탕은 아예 지붕도 없이 활짝 오픈되어 주변 풍광을 즐기게 만들었다.
같은 탕 안에서도 온천수가 공급되는 구멍 주위는 특히 뜨거운데, 따땄하니 심신의 노곤함이 절로 풀리고, 몸에 걸쳤던 옷과 쌓였던 피로를 훌훌 벗으니 대화는 시간이 갈수록 웃음꽃을 피우며 더 즐거워지고 물 흐르듯 이어지면서 넒어지고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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