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에서 만난 동백
Posted 2013. 3.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목금 양일간 부산엘 다녀왔다. 송정, 기장, 해운대, 광안리에서 먹고, 걷고, 머물렀다. 사무실 회의 관계로 간 거니까 혼자 여행하는 기분은 아니었지만, 부산 토백이들이 이런저런 안내와 편의를 제공해 나름 알찬 시간을 보냈다.
송정에서 점심을 먹고 더치커피 한 잔 한 다음에 바닷가로 난 길을 걸었는데, 이 도시를 상징하는 이름을 따서 갈맷길로 부르더군. 부르기도 좋고, 의미도 있고, 로고도 잘 만들었다. 부산엔 갈매기가 어찌나 많은지, 송정 앞바다에서 공원 비둘기마냥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따르다가 일시에 날아다니는 갈애기 떼를 수백 마리는 본 것 같다.
그리고 봄의 전령 동백을 만났다. 두꺼운 겉옷을 벗고 티셔츠 차림으로 걸어도 될 만큼 따스한 남도 해안의 산책로에서 만나는 동백의 자태는 수려했다. 아직 만개하진 않았지만, 칙칙했던 겨울색 가운데 돋아나는 붉은 색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성급한 녀석들은 하나 둘씩 꽃잎을 활짝 터뜨리면서 봄을 기다리던 서울 손님을 반겨주었다.
바다를 보고, 남도 음식을 먹는 일은 연중 어느 때나 가능한 일이지만, 갈맷길에서 만난 동백은 이즈음이 아니면 또 얼마간을 기다려야 하기에 절로 마음이 훈훈해졌다. 매번 산수유나 개나리, 진달래로 맞이하던 봄을 올봄엔 동백과 함께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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