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 에피소드
Posted 2013. 7.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오늘부터 나흘간 동경을 다녀온다. 이맘 때면 미국 코스타 기간이라 시카고에 가거나
작년부턴 인디애나폴리스에 가 있곤 했는데, 올해는 그렇게 됐다.^^ 오다이바 빅 사이트에서
열리는 동경국제도서전을 구경하고, 오랜만에 가족여행을 겸해 바람 쐬다 오게 된다.
도서전과 여행 이야기는 갔다 와서 하고, 오늘은 가벼운 엔화 환전 이야기 한 토막.
일본에 가니 엔화를 바꿔 갖고 가야 하는데, 아베노믹스 때문에 엔저, 엔고가 춤을
추는 바람에 추이를 지켜보다가 데드라인에 걸려 출발 전날 어제서야 은행을 찾았다.
보통은 인터넷 환전을 신청하고 공항에서 찾는데, 얼마 전부터 주거래은행이 아닌데도
좋은 우대환율을 적용해 주는 곳이 있어 점심 먹고 갔다 왔다. 5만엔을 바꾸면서
1,140원대쯤을 예상했는데, 1,137원에 바꿨으니 선방한 셈이다.
5천엔권 여섯 장, 천엔 권 스무 장으로 달랬는데, 이것저것 간단한 대화를 나누면서
일을 처리하던 여행원이 천엔권이 아닌 만엔권 스무 장을 건네 주는 것이 아닌가. 아주
단순하고 사소한 실수였는데, 웃으면서 "이거 천엔권이 아니라 만엔권으로 주셨네요." 하며
돌려주었다. 상대도 깜짝 놀라면서 고맙단 인사와 함께 재빨리 수습 모드로 들어갔다.
졸지에 2만엔이 20만엔 - 200만원이 넘는 돈이다^^ - 이 될 뻔 했는데, 무심코
받아 왔다면 어찌 됐을까. 아마 내 편에서 모른 체 하면서 쓸 수는 없고 차액 18만엔은
돌려주었을 것이다. 알면서도 웬 횡재, 하면서 내 돈처럼 쓸 순 없는 일이다. 이런 건
재물 재 횡재(橫財)라고 하지 않고, 재앙 재 횡재(橫災)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은행은 어떻게 됐을까? 매일 매순간 수를 다루고 정확성을 생명으로 하는 곳답게
바로 또는 얼마 후에라도 문제를 발견하고 매뉴얼에 따라 수습국면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내게 연락해 오거나, 내가 재방문해 주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물론 모른 체하고 버티거나
만엔 짜리가 아니라 천엔짜리였다고 우길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서라 말아라!
그 정도 갖고 그러는 건 조금 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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