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sii Tokyo 3 - 쯔키치 시장 스시잔마이
Posted 2013. 7. 1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이번 도쿄가족여행에서 다른 덴 안 가도, 다른 건 안 먹어도 반드시 가서 반드시 먹기로 한 게 한 가지 있었는데, 쯔키치 시장의 스시였다. 블로그들마다 첫 손가락에 꼽는 스시다이(壽司大)나 신흥강호 다이와스시(大和)는 역시 듣던 대로 기다리는 줄이 대단했다. 저기 보이는 줄이 다가 아니고, 통행을 위해 줄을 비워두고는 다시 옆으로 꼬부라지는 대기열이 장난이 아니었다.
스시다이에 들어가려면 2-3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하고, 그러다간 배 고파 다이할지도^^ 모르겠기에 차선책으로 우리가 선택한 곳은 스시잔마이(すしざんまい)였다. 쯔키치 시장을 찾는 이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으로, 시장 안에 모두 6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데, 우리가 찾은 곳은 넓직하게 지은 본점이었다.
이 시장의 다른 스시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실내도 그리 넓지 않은 구멍가게 수준이라면, 이 집은 대형마트급 점포라 할 수 있는데, 꼭 크다고 잘하는 집은 아니지만,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다. 특이하게도 24시간 영업을 하며, 도쿄 시내와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전역에 체인을 갖고 있다고 한다.
도쿄를 자주 올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여간하면 기다렸다가 스시다이에 들어가는 추억을 남겼겠지만, 우리가 이 집을 찾은 또 하나의 이유는, 쯔키치 시장에선 신용카드를 받는 집이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상은 했지만, 도쿄 음식점들이 카드를 받지 않는 집이 많은데다가 웬만하면 한 끼에 1인당 1천엔을 호가해 자칫 환전해 간 현금이 부족할 수도 있어 이쯤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한 식당은 반가웠다.
스시는 원래 오픈된 주방을 마주보는 다찌에 앉아서 주방장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스시 마는 장면을 직접 보는 게 묘미고, 바로바로 말아주는 대로 한 점씩 맛보는 것이 상책이지만, 우리는 가족여행 중이었고, 일본어도 할 수 없어 편하게 테이블에 앉아 그림 메뉴판을 보며 주문하고 한꺼번에 서빙 받았다.
우리가 시킨 건 3천엔씩 받는 세트 메뉴 두 가지였는데, 나온 걸 보니 g가 은근히 비주얼을 고려해 주문했던 것 같다.^^ 스시집치고 세트 메뉴를 알흠답게 내오지 않는 집이 없겠지만, 그동안 사진과 화면으로만 봐 오던 것을 바로 눈앞에서 보고 곧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용필이 형이 아니어도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옆사람에게 들릴 것만 같았다.
하나는 참치 중심으로, 다른 하나는 장어와 새우, 연어알, 성게알 등 모듬 스시였는데, 딱히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지만, 인원이 적거나 예산을 고려해 하나만 시킨다면, 맛으로는 위엣 것을, 눈의 즐거움과 다양한 경험으로는 아랫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세트 메뉴에는 미역이 들어간 미소된장국이 함께 나온다. 점심 때 가면 런치 세트를 좀 더 저렴하게 맛볼 수도 있고, 참치스시 세 점 할인 등도 한다고 한다.
한 점 한 점 오도로, 주도로 하면서 이름과 함께 맛을 묘사하는 게 예의겠지만, 그건 아쉽게도 능력 밖의 일이고, 실제 상황에선 사진 찍고, 먹어대느라 경황이 없어 구분이 불가능했다. 생각해 보시라. 스시는 두 접시인데, 젓가락은 네 짝이었으니 맛있어 보이는 놈들은 경쟁이 심해 이름과 부위 운운하면서 느긋하게 즐기다간 몇 점 차례가 안 오는 극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가까이 찍은 사진들을 훑어 감상하는 걸로 넘어가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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