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sii Tokyo 7 - 쯔키치시장 스시골목 풍경
Posted 2013. 7. 2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쯔키치시장에서 제일 붐비는 곳 중 하나는 스시집들이 있는 장외시장 골목이다. 스시다이, 다이와스시를 위시해 십여 명 들어갈 만한 스시집들이 십여 곳 나란히 문을 열고 있었다.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대박집엔 몇십 명씩 줄을 서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집은 줄 서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는데, 손님수와 맛이 꼭 비례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맛은 상대적이니까.
우리는 이 골목에서 먹지 않고 스시잔마이에서 먹고, 여긴 천천히 두어 번 왔다 갔다 하면서 구경만 했다. 그 중 한 집은 그림 메뉴로 스시 초보들과 이방인들의 시선을 끌었고, 또 한 집은 한국인들을 겨냥한 듯 서툰 한글로도 표시하는 성의를 보여 반가웠다.
사진그림 메뉴로 발길을 끌어모으는 오에도(大江戸)는 스시보다는 스시동(덮밥)을 파는 집 같았는데, 음식 사진 뿐 아니라 영어로 재료 이름을 써 놔서 일본말을 못하거나 읽지 못하는 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었다. 좋은 마케팅 전략이었다. 먹음직해 보이는 사진에 재료까지 보면 웬만하면 먹고 싶어지지 않을까. 스시의 비주얼을 포기할 수 있다면 이런 스시동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고 실속 있을 것 같다. 내부는 벽면을 온통 먹을 거리 사진으로 도배를 해 놨다.
또 한 집은 자기네 집에서 무얼 파는지 대표 메뉴 세 가지를 한글과 영어로 병기해 놓았다. 회만 먹으나 회(덮)밥을 먹으나 같은 값인데, 회밥, 닭밥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이 집에서 제일 비싼 건 우나기인데, 성게알 가득한 덮밥을 말한다. 참치 덮밥과 참치회도 같은 값 3,500엔을 받고 있었다. 참치와 성게가 쯔키치를 먹여 살리나 보다.^^
스시 한 점에 160엔에서 630엔까지 받는다는 오코노미 스시는 스시의 대략적인 시세를 알려주었는데, 아마도 가장 비싼 건 마블링이 장난 아니라는 참치대뱃살을 네타(밥 위에 얹는 생선)로 얹은 것일 게다.
그러니 스시다이나 스시잔마이에서 10개 안팎의 세트 메뉴를 2,500-4,000엔 정도 받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싶었다. 시내의 100엔 회전초밥집에서도 10접시쯤 먹으면 싼 접시만 골라도 천엔대 초반, 좀 더 맛있어 보여 조금 비싼 접시를 섞어 먹으면 1천엔대 후반이 나오는데, 쯔키치 시장의 싱싱함과 탱탱함이 더해진 것들이라면 이 값도 싼 편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회전초밥 접시에는 두 점씩 담겨 있어 10접시 먹기도 만만치 않지만^^)
여하튼 쯔키치시장엔 스시만 있는 게 아니니 혹시 기회가 된다면 이렇게 화려하고 푸짐한 스시동의 세계를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 길고 넓적하고 두툼한 참치 조각들과 성게알, 연어알 푸짐하게 들어간 스시동을 2-3만원에 먹어볼 수 있다는 것(참치 5조각을 얹은 스시동은 다른 골목에서 700엔부터 파는 집도 있다), 그리고 시장 골목을 이리저리 배회하면서 눈이 즐거워지는 게 쯔키치시장의 무한매력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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