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살아남았다
Posted 2014. 3.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길었던 겨울이 이번주를 기점으로 완전히 물러난 것 같다. 옷장도 무겁고 두꺼운 겉옷
대신 가볍고 밝은 춘추복들로 갈아입히고, 거실에 들여놓았던 화분들도 베란다로 내보냈다.
산길의 공기도 따스해져서 콧바람마저 가볍고 흥겹다.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완전히 떨어지고 하나도 안 남아 있을 것 같았던 나뭇잎이
마르고 오그라든 채로 가지마다 두어 개씩 달려 있다. 어떻게 모진 겨울바람과 버텨내기
만만치 않았을 눈의 무게를 견뎌냈는지 모르겠다.
대신 가볍고 밝은 춘추복들로 갈아입히고, 거실에 들여놓았던 화분들도 베란다로 내보냈다.
산길의 공기도 따스해져서 콧바람마저 가볍고 흥겹다.
늦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완전히 떨어지고 하나도 안 남아 있을 것 같았던 나뭇잎이
마르고 오그라든 채로 가지마다 두어 개씩 달려 있다. 어떻게 모진 겨울바람과 버텨내기
만만치 않았을 눈의 무게를 견뎌냈는지 모르겠다.
멋지게 물든 것도 아니고, 다가가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고운 것도 아니고, 무엇 하나
내세울 것 없는 볼품없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겨우내 겨우 살아남았다. 그래서 누군가의
눈에 띄었다. 그러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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