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경계
Posted 2014. 4.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재밌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봄철이 되면서 등산로 초입의 공터에도 텃밭들이 긴 겨울잠을
끝내고 밭갈이를 하기 시작했다. 주말농장인듯 구획을 나눠 여러 사람에게 분양한 듯 싶은데,
대부분은 한 사람 정도 지나다닐 수 있도록 땅을 파낸 고랑이 경계를 대신한다.
그런데 개중 몇은 경계를 조금 달리 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텃밭에 양옥 담장이라도
세 필지나 되는 자기땅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글쎄, 무슨 금작물을 심는 것도 아니고,
남의 손 타지 않으려면 훨씬 높게 쌓았어야 했을 텐데, 저 정도로 보호가 되려나 모르겠다.
비라도 내려 쓸어갈까봐 조심하는 건지, 아니면 햇볕을 어느 정도 차단해야 하는 작물인지 모르겠다.
싹이 나기 시작하고 줄기가 올라오면 일정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 숨통을 트여주면서 작물이
자라게 할 모양이다.
있다. 한 쪽에 심은 상추가 며칠 지나면 뜯어 먹을 수 있을 만큼 삐죽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비록 코딱지만한 크기지만, 애써서 가꾼 밭을 함부로 드나들며 망쳐 놓거나, 나중에 작물이
자라기 시작하면 슬쩍 서리해 가는 걸 조금이라도 방지하고 싶은 심정, 인지상정이겠다.
고랑에서 키 작은 봄풀들이 초록으로 피어올라 경계를 확연히 구분해 주고 있었다. 다른
밭에 비해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경계이기도 했거니와, 농사가 인위(人爲)에 있지 않고
자연(自然)에 크게 의존하며 순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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