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령부득 설교
Posted 2014. 12. 16.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담임목사의 안식년으로 올여름부터 부교역자들과 외부 강사들이 주일예배 설교를 하고
있다. 3할대 설교 또는 15승급 설교를 하는 담임목사에 비해 아무래도 처지는 게 사실이라
대체로 주일예배 분위기가 특유의 생동감이나 박진감보다는 견디고 버티고 때우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지난 주일부터 3주간은 변증 관련 외부 강사가 시리즈 설교를 하고 있는데, 뚜껑을 연
첫 주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보기엔 그야말로 죽을 쑤는 것 같았다.
2할에도 못 미치고, 1승은 커녕 1회부터 아웃 카운트 하나 못 잡고 계속 포 볼과 데드 볼,
보크와 패스트 볼, 빗맞은 안타 등을 맞으면서 주구장창 주자를 내보내 연속 실점하는
분위기인데, 이러다가 자신이 맡은 회를 어떻게 수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 자신이 잡은 설교 제목과 준비한 아웃라인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포인트가 잘 안 맞고, 전달(Delivery) 능력도 예상 밖으로 저조해
듣는 내내 소화가 안 되고 이해가 잘 안 되고 그냥 건너뛰는 구석이 많았다. 내내 좀이
쑤시는 게 요령부득과 대책 없음의 교집합쯤 돼 보였다.
불신자와 칮는 이(Non-Believer & Seekers)를 염두에 둔 변증 설교를 시도할 때
메신저가 변증이라는 말을 사용하거나 변증설교를 한다고 하기보다는, 논리든 이야기든
듣는 사람 편에서 어느 순간 아하! 하게 해야 한다는 것쯤은 알아야 할 텐데, 괜히 이 어려운
말을 갖다 쓰면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다면 듣는 이들이 납득이 되거나 설복(說服)이
안 될 건 불문가지(不問可知)에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다.
내가 무슨 이승철이나 유희열도 아니면서 괜히 취향에 따라 점수판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 같지만, 설교 소비자 시각에서 감동이나 매력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좀 더 들어봐야
확실하겠지만, 암만 봐도 미스 캐스팅인 것 같아 걱정이다. 청년부에서 같은 메시지를 듣고
온 g가 밤에 들어오면서 현관에서부터 "아빠, 오늘 설교, 하실 말씀 많을 것 같다"길래
웃어 넘겼는데, 다음 주도 아니다 싶으면 그 다음 주엔 다른 델 가는 게 속 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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