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얼었던 자리
Posted 2015. 1.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모락산에 있는 벤치들에 며칠 전 내린 눈이 수북히 덮여 있다가 낮의 햇볕을 쬐면서
살금살금 녹기 시작하더니 한파가 몰려오면서 다시 얼어 붙었다. 눈이 쌓인 것도,
그렇다고 완전히 녹은 것도 아닌 엉거주춤한 상태가 됐는데, 겨우내 몇 번씩 반복되는
풍경이다. 얼었던 자리는 벤치마다 조금씩 다른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일단 벤치를 통으로 만들었는지, 네 개의 각목으로 만들었는지에 따라 얼어 붙은
모양새가 확연히 달라 보였다. 벤치를 덮고 있던 눈은 마지막 순간까지 녹지 않으려고
안으로 안으로 몸을 잔뜩 웅크렸는지 경계면 쪽부터 녹기 시작했는데, 통으로 연결한
벤치는 그만큼 손실분(Loss)이 적어 비교적 균일하게 덮고 있었다.
각목들을 놓은 벤치도 놓인 위치에 따라 반쯤 녹아 있거나 아직 대부분이 얼어 붙은
채로 남아 있기도 하는데, 둘 다 벤치로서의 소임은 잠시 보류한 것 같다. 겨울 벤치란 게
원래 정상 상태여도 차가운 기운에 앉기가 어렵지만, 요즘 같은 때 올라오느라 힘들다고
무턱대고 주저앉았다간 달라붙어 엉덩이를 떼기 어렵거나 체온으로 녹인 물이 생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