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용도
Posted 2015. 1.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검단산 메인 등산로를 가다 보면 처음 나오는 쉼터엔 다른 산들과는 달리 커다란
벤치가 몇 개 놓여 있다. 길기도 하거니와 폭도 제법 돼서 양쪽으로 앉거나 배낭을
내려놓기에도 충분한데, 막 숨이 차고 땀이 나기 시작해 잠깐 쉬었으면 하는 지점에
정확하게 자리하고 있어 많은 등산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위로 쭉 뻗어 시원한 낙엽송 지대에 위치한데다 옆으로는 시내도 흘러 잠시 앉아서
땀을 식히거나 간식 까 먹기 딱 좋은데, 야트막하게 경사진 지형이라 벤치들 자체가
한 풍경을 이루고 있다. 다른 계절도 볼만 하지만 요즘 같은 눈 내린 겨울엔 주변 풍경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 벤치는 다른 곳들과는 달리 철제 벤치 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통나무를 적당하게
잘라 괴어 놓아 높이가 낮고, 경사진 데 있어 양쪽 높이가 다른 것도 특징이다. 요즘은
눈에 덮여 벤치 기능을 잠시 쉬고 있지만, 한여름엔 길게 누워 더위를 피하거나 등산의
피로를 달래는 이들이 제법 눈에 띈다.
그 중 하나엔 간이 테이블까지 놓여 있어 뭘 먹거나 마시기에도 좋은데, 등산객들은
이런 테이블 없이도 적당한 그늘이나 공터를 찾아 알아서 잘들 먹고 마시기 때문에^^
실제로 이 테이블을 그런 용도로 이용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보다는 벤치 한 면에 매끄럽게 깎은 나무를 한 층 더 올려 좀 더 앉기에 편하게
만든 게 눈에 띈다. 지하철로 치자면 좌석과 선반으로 기능을 나눈 거라 보면 되겠다.
위 아래 어느 쪽을 앉더라도 크게 불편하진 않으므로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눈치껏
이용하면 된다.^^ 그나저나 요즘처럼 눈이 덮여 있는 동안엔 아무도 앉으려 하지
않아 벤치로서의 기능은 잠시 휴업 중이고, 그저 사진이나 찍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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