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으면 무슨 재미
Posted 2015. 3.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검단산 곱돌약수터를 지나 정상으로 향하는 헐떡고개에 이르기 전에 헬리콥터가
내릴 수 있고, 축구장 반만한 제법 넓다란 공터가 있는데, 한쪽에 팔각정까지 있어
많은 등산객들이 쉬어 가거나 점심을 먹는 장소로 애용하고 있다. 팔각정 옆으로는
나즈막한 경사진 나무 그늘이 펼쳐져 주말이나 볕 좋은 날엔 등하산길에 쉬었다 가는
이들이 많은데, 군데군데 오래 전부터 잘 다듬은 긴 나무들이 낮은 벤치로 놓여 있다.
모양도 제각각인데, 각각 수학과 국어와 논리학을 주제 삼도록 배열해 놓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석 삼(三) 자로 놓여 있는 곳이 수학 클라스다. 아마도 수학과 한자를
함께 생각하라는 의도인 것 같다. 홀로 외로워보이는 일(一)이나 대립각을 세우는
이(二)와 달리 삼(三)은 서로 다른 길이가 조화를 이루는 게 안정적으로 보인다.
디귿 자로 놓인 데는 국어 클라스다. 앉아서 시를 떠올리거나 배낭 속에 갖고 간
소설이나 에세이 몇 페이지 읽기에 딱 좋다. 장판으로 덮기까지 한 작은 탁자가 놓인
곳은 처음엔 팔씨름하는 체육 교실로 쓰이다가 지금은 비정상 회담을 여는 논리 겸
엔터 클라스로 사용된다. 저 곳에 앉는 이들은 누구나 갑자기 말의 성찬(盛饌)을
늘어놓게 된다. Jtbc가 야외촬영을 한다면 이곳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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