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새해
Posted 2015. 2.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음력 설날이니 또 다른 새해를 맞는다. 신정 첫 아침엔 그리들 해돋이를 보려고 산이나
바다를 찾던 이들도 구정 첫 아침엔 대개들 집에서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맞는다. 설이
두 번이니 한 번은 혼자 또는 가족들과 해돋이를 보려고 명소를 찾고, 또 한 번은 집에서
가족/친척들과 함께 떡국을 비롯해 맛난 음식을 나누며 세배(歲
이중과세치곤 할 만하다.
몇 해 전 신정에 꼭두새벽부터 모처럼 해돋이를 보려고 남한산성을 찾았다가 구름이
낀 날씨 탓에 해도 못 보고, 20분이면 돌아오는 길을 차가 어찌나 막히던지 한 시간 넘게
걸려 돌아오고 나서부터는 해돋이는 접었다. 올해 신정 아침도 그냥 집에서 새해를 맞았는데,
며칠 전 주일 새벽에 오랜만에 검단산 새벽산행에 나섰다가 정상 조금 못 미쳤을 때
왼편에서 떠오르는 올해의 해를 맞이했다.
6시에 집을 나서 9시에 돌아올 요량으로 가볍게 산에 올랐는데, 아직 미명(未明)이라
걸음이 조심스럽고, 겨울이라 걸음이 게을렀던지 정상을 얼마 안 남겨둔 7시 40분 어간에
저쪽 동편 나무숲 사이에서 붉은 해가 주위를 물들이며 떠오르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반가움에 발걸음을 옮기면서 연신 셔터를 눌렀고, 조금 박차를 가해 능선이나 정상에
올라서면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서둘렀다.
겨울엔 나도 늦지만, 해도 그리 급할 게 없어선지 5분 정도 걸렸지만 곧 정상에 다다라
산봉우리들 위로 떠오르는 온전한 일출을 맞이할 수 있었다. 쾌청한 날씨는 아니어서
아주 선명하고 또렷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예기치 못한 때에 산정(山頂)에서 일출장관
(日出壯觀)을 감상하니 새삼 새벽산행하길 잘했다며 연신 자신을 다독였다. 똑딱이에
손각대지만 얼추 눈으로 본 모습과 흡사하게 나왔다.^^
조금 흥분된 마음으로 평소 띄엄띄엄 곁눈질해 보기만 하던 페북에 일출 사진을
올리고(이럴 때만^^), 슬슬 내려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보니 왼쪽으로 팔당
예봉산과 두물머리 방면이 안개 속에서 일출의 기운을 받아 어슴프레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는데, 일출은 정면 못지 않게 이런 측면 그림도 멋지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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